산업 기업

자영업자 2명 중 1명 "최저임금 오르면 폐업할 판"

전경련, 자영업자 500명 실태조사

58% "내년 최저임금 동결·인하해야"

자영업자 55% "고용 여력 이미 없어"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앞둔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붙은 올해 최저임금 안내 현수막.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앞둔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붙은 올해 최저임금 안내 현수막.




국내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만큼 한계 상황으로 몰렸다며 올해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 ‘최저임금 및 경영·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 58.4%가 내년 최저 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4일 밝혔다.

적정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하(11.2%) △동결(47.2%) △1~3%미만 인상(18.8%) △3~6% 미만 인상(13.0%) △6~9% 미만 인상(2.8%) 등이었다.



최저임금의 동결·인하를 요구하는 응답 비중은 숙박·음식점업(67.5%), 교육시비스업(65.6%)에서 비교적 더 높았다. 제조업은 59.1%,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은 57.3%였다. 전경련은 “숙박·음식점업은 최근 식재료비 상승으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관련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인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43.2%)은 이미 현재의 최저임금(시급 9620원)도 경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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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절반을 넘는 55.0%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와 관계 없이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1~3% 미만 인상할 경우 9.6%, 3~6% 미만 인상 시 7.2%가 각각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40.0%가 최저임금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는 18.6%, ‘3~6% 미만 인상 시’는 15.8%가 판매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전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5%대까지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49.0%)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응답한 자영업자의 36.2%는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며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의 7.6%는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5.2%는 ‘3~6% 미만 인상할 경우’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8.7시간, 월 평균 휴무일은 4.0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일 근로시간은 0.6시간 줄었고 휴무일은 0.2일 늘었다. 전경련은 “자영업자들의 근로 실태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면서도 “임금 근로자들에 비해서는 하루 0.5시간 더 일하고 한 달에 2.6일 덜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의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는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28.2%)으로 나타났다. 이어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26.2%),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최저임금 상승분 지원 확대(13.8%), 최저임금 산정 기준 보완(13.2%) 등이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경기침체, 고물가 등으로 가계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이미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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