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유치장에서 보인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체포된 후 지난주 유치장에서 엿새를 보내는 동안 별다른 흔들림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은 하루 세 번 식사를 다 챙겨 먹으며 잠도 잘 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살인 같은 중범죄 사건의 피의자는 불안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정유정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범행 직후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끌고 가는 정유정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에도 집중했다. 정유정은 살인 후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지난 3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YTN 뉴스라이더에서 “아무리 범죄자라도 누군가를 죽이면 ‘이를 어떻게 하나’ 하면서 굉장히 당황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데 저 모습은 그런 공포나 당황스러운 모습이 들어 있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유정에 대해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게 있는데 어떤 성격장애적 요인을 보이는 게 아닌가라는 추정을 하게 만드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찰이 정유정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비정상적 특이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정상인의 범주에는 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오는 7일 검찰에 그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쯤 과외 앱에서 학부모 행세를 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부산 금정구 소재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했다.
정유정은 사건 다음날인 27일 오전 12시 50분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보관한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하지만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일 신상 공개위원회를 열고 살인·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한 뒤, 2일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