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당 국가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관련 이슈를 알고 싶다면 어느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네이버에 ‘우크라이나’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키워드 검색광고 서비스인 ‘파워링크’를 통해 ‘우크라이나회사 주연 남북결혼’과 ‘우크라이나G마켓·누구나 10% 할인’과 같은 뜬금없는 광고 링크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키워드 관련 결혼 광고를 클릭하면, 우크라이나와 전혀 상관없는 정보가 노출돼 타깃광고의 정확도에도 물음표가 찍힌다. 이용자가 궁금해할만할 우크라이나 관련 국가 정보는 스크롤을 몇차례 내린 뒤에야 나타난다. 반면 구글에 ‘우크라이나’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사진과 지도 및 국기 등이 최상단에 노출되며, 첫페이지에 우크라이나 관련 광고를 찾아볼 수 없다.
쫓기는 네이버.. 미래고객도 구글이 선점
한국 IT 업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녹색 검색창이 검색광고로 물들며 국내 1위 검색 서비스 네이버가 이용자에게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 초 65.3%였던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이달 초 57.5%로 하락했다. 이와 달리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해당기간 26.1%에서 32.9%로 높아졌다.
특히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젊은 층에서 구글 관련 서비스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 같은 네이버와 구글 간의 점유율 격차는 꾸준히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나스미디어가 국내 인터넷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대들이 자주 이용하는 검색서비스는 네이버(78.4%), 유튜브(66.5%), 구글(50.9%) 순이다.
20대의 선호도 또한 10대와 마찬가지로 네이버(87.1%), 유튜브(65.7%), 구글(54.0%) 순이다. 이 같이 네이버가 10·20대에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30대(91.9%), 40대(91.4%)와 비교하면 젊은 세대에서는 네이버 이용률이 낮다.
반면 30대와 40대가 검색시 유튜브를 이용하는 비율은 각각 54.2%와 53.3% 수준으로 10·20대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다. 10·20대의 높은 구글·유튜브 이용빈도를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네이버가 처한 상황은 콘텐츠 관련 이슈에서도 좋지않다. 네이버는 지난달 뉴스 관리를 담당하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네이버가 아닌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해주는 ‘아웃링크’ 도입 언론사가 늘 것으로 예상돼 네이버 이용류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 나스미디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스 이용을 위해 네이버를 이용한다는 이들의 비중은 45.6%에 달한다. 유튜브(26.8%), 구글(17.8%), 다음(13.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전문·학술 자료 검색의 경우에도 구글(16.8%) 선호 이용자 비중이 네이버(8.7%) 이용자 비중 대비 2배 가까이 많다. 비교적 소비여력이 많다고 평가 받는 전문직군 집단 사이에서 구글 이용 비중이 높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앱 체류 시간이 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이용자들이 네이버(24.9%) 대비 유튜브(37.2%)를 주로 이용한다는 점도 네이버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PC사이트 점유율도… 구글+유튜브>네이버
여기에 올 5월 기준 PC 사이트 이용자 수 기준으로 네이버 이용자수(2575만명)가 ‘구글(1451만명)+유튜브(1430만명)’ 연합군에 추월당한 것 또한 네이버로서는 좋지 않은 신호다. 최근 몇년 새 네이버 모바일 광고 단가가 빠르게 높아지기는 했지만, 사이트 접속시 최상단에 노출되는 디스플레이형 광고는 PC 단가가 모바일 대비 대부분 높다. 실제 네이버에 PC용 디스플레이를 평일 14시에 1시간 가량 노출하면 3100만원이 소요되지만, 평일 14시부터 2시간 동안 모바일에 관련 광고를 노출하면 총 5300만원(1시간당 2650만원)이 필요하다. 네이버의 PC 사이트 점유율이 하락할수록 디스플레이 광고 단가도 예전만큼의 값을 받기 힘들다.
국내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식인, 카페, 블로그 서비스 등으로 웹상에서 한국어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드는 등 국내 ICT 생태계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다만 어느순간부터 검색 정확도 향상 보다는 사업모델(BM) 다양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치중한 점이 최근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카카오 또한 구글의 공격적 정책에 애를 먹고 있다. 카카오는 2016년 1조8700억원을 들여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로부터 인수한 후,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해왔다. 반면 유튜브가 월 1만원 정도만 내면 광고없이 유튜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쓸 수 있게 한 후 카카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아이디어웨어에 따르면 올 4월 국내 안드로이드 OS 기준 유튜브뮤직 앱 이용자 수는 역대 최고인 521만명을 기록하며 459만명에 그친 멜론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유튜브뮤직 이용자수가 멜론 대비 5만명 앞선 459만명으로 집계된 후, 이들 서비스간의 이용자 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