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기자의눈] 4년째 실험 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


“갈아타기를 하려고 살던 집을 팔려고 여러 중개업소에 알아보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거래가 안 되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묶여 있으니 매수자를 찾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강남구 대치동 주민 A 씨는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및 송파구 잠실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이달 7일 한 차례 더 연장되자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지역은 2020년 6월 거래가 묶인 뒤 두 차례나 규제가 연장됐다. 정권이 바뀌어도, 집값이 상승 하락을 반복해도 규제가 풀리지 않고 4년째 지정되자 주민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올 4월 재연장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거래 제한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실거주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하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를 묶어 집값을 누르겠다는 것은 ‘정책 만능주의’적 발상이다. 상황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서초구 반포동, 용산구 한남동 등에서 나타나는 풍선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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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 간의 엇박자도 문제다. 올 초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는데 서울시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지역에 대해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3년 이상 시행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의도했던 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물음표가 그려진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집값이 문재인 정부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밝힌 바 있는데 현재 수준에서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하더라도 거래 규제를 또 연장하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오자 서울시는 10월부터는 상업 등 업무용 시설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제 일괄 해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데 주거용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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