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용기기·의료 AI, 코스닥 주도주 꿰차나

국내외시장 확대로 이익 개선세

올 루트로닉 83%·원텍 98% 쑥

의료AI도 성장세 흑자전환 앞둬

루닛·뷰노 등 주가 가파른 상승

2차전지 이을 기대주로 떠올라





미용 기기와 의료 인공지능(AI) 관련주가 2차전지주의 바통을 이어받아 코스닥지수 전체를 쌍끌이하고 있다. 미용·의료기기와 의료 AI 업종 모두 국내외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점이 주가 급등을 이끈 호재로 분석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이저 관련 미용 기기를 개발·제작하는 루트로닉은 전날보다 13.68% 급등한 3만 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루트로닉의 주가는 올해에만 83.04%나 치솟았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급상승한 미용 기기 업체는 루트로닉뿐만이 아니다. 고주파 미용 기기를 생산하는 원텍은 연초 이후 98.7% 상승했으며 클래시스(54.62%), 제이시스메디칼(18.31%) 등의 주가도 초강세를 보였다.



AI 기반 진단·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의료 AI 솔루션 개발 업체인 루닛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가가 3만 원을 밑돌다 이날 10만 9600원까지 뛰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3.68배 불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를 개발 중인 뷰노 역시 올해 주가가 4.5배 가까이 올라 2만 8000원에 이날 종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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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이 최근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 초 시장을 이끌었던 2차전지주의 후계 업종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지수는 미용·의료기기, 의료 AI 업종의 급등세에 힘입어 883.71까지 상승하면서 9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뒀다.

미용 기기와 의료 AI 업종의 주가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에서 이들이 앞으로 영업이익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용 기기 업체들의 경우 미용·성형이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한 덕에 이익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고주파 미용·의료기기 ‘올리지오’를 생산하는 원텍은 2020년 86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가 2021년 104억 원, 2022년 268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원텍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32.8%에 달했다. 증권가는 원텍이 올해 482억 원, 내년 7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저 관련 미용 기기를 개발·납품하는 루트로닉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11.9%가량 늘어난 6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원텍은 중국·브라질, 제이시스메디칼은 중국·미국, 클래시스는 인도네시아·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회사 규모를 더 키우기로 했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용·성형 시술의 시장 침투율이 아직 10%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성장 지속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국내시장에서의 성장 폭은 제한적이라 중국·남미·미국 진출 전략을 보유한 업체들에 경쟁 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루트로닉에 대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공개 매수가 시작되면 미용·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한앤컴퍼니는 이날 루트로닉의 최대주주인 황해령 회장이 보유한 지분 19.23%를 인수한 데 이어 보통주 77.85%에 대해 공개 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공개 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4일까지이며 매수 가격은 주당 3만 6700원으로 잡았다. 주식시장에서는 통상 특정 종목의 공개 매수가 진행되면 주가 상단이 막혀 동종 업계의 다른 상장사에 수급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의료 AI 업종의 경우 본격적인 흑자 전환 시점을 코앞에 뒀다는 기대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50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루닛은 올해 적자 폭을 200억 원대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루닛이 2025년부터 흑자 구간에 들어설 공산이 크다고 본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언급하며 AI 헬스케어 기업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양지혜 기자·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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