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본격화한 가운데 러시아가 다음 달 초 우방인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 올해 3월 전술핵무기 배치에 합의한 후 약 4개월 만의 실제 배치다. 벨라루스가 다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서방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며 “다음 달 7~8일 시설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전술핵무기 배치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3월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 방안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말 핵무기 이전을 시작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전술핵무기 배치 날짜까지 특정한 것이다.
벨라루스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과 접해 있어 서방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사실상의 ‘후방 기지’처럼 사용돼왔다. 침공 직전까지 양국은 벨라루스와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으며 침공 이후에는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배치됐다.
특히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댐 파괴의 파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6일 새벽 헤르손주 러시아 점령지에서 저수량이 18㎦에 달하는 카호우카댐이 붕괴하며 인근 지역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8일에도 동남부 전선에서 공세를 지속하며 대반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