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빅파마와의 계약 해지로 권리를 돌려받은 브루톤티로신인산화효소(BTK) 저해제가 난치암의 일종인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서 잠재력을 확인했다.
지난 8~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 포스터 세션에서는 DLBCL 환자를 상대로 포셀티닙과 로슈의 이중 특이항체 글로피타맙을 포함한 3제 병용요법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2상 중간분석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포셀티닙은 한미약품이 2015년 5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했던 신약후보물질이다. 2019년 1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 2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됐다.
한미약품은 2021년 10월부터 국내 바이오벤처 지놈오피니언과 포셀티닙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발표에 따르면 반응평가가 가능한 DLBCL 환자 14명 중 11명(78.6%)이 최적 전체 반응을 보였다. 그 중 5명(35.7%)은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에 도달했고,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DLBCL은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하는 환자가 약 40~60%에 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암 기전을 광범위하게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병용요법이 시도 중이다. DLBCL 환자에게 BTK 저해제와 체내 면역세포 표면의 CD20·CD3을 표적하도록 설계된 이중 특이항체를 병용 투여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영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비록 초기 단계지만 표준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를 상대로 높은 반응률을 확인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내년에 추가 데이터를 확인하면 후기 임상 개발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