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태양광 드라이브 정책의 여파로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 제어도 빈발하고 있다. 송배전망이 제한된 가운데 호남·영남 등 태양광 설비가 집중된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과잉 공급’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설비용량은 2018년 7.5GW에서 지난달 26.6GW까지 늘었다. 대다수가 호남(42.1%), 영남(22.6%)에 집중됐다. 발전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남·전북·경북 지역 지상 태양광 중장기 발전단가(LCOE)는 ㎾h당 140원 미만으로 서울(2127원)에 비해 90% 이상 낮았다.
그러나 영호남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 ‘초과 생산’이 지속되면서 출력 제어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송배전망 투자는 한국전력 적자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계속 지연돼왔다.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한 태양광 발전의 특성상 출력 제어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태양광발(發) 초과 공급 우려에 산업부는 올해 처음으로 봄철 전력수급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영호남 지역에서 최대 1.0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출력 제어를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정부는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겨울철에만 전력수급특별대책을 실시해왔다.
그럼에도 태양광 과잉 공급을 막지 못하자 전력 당국은 태양광보다 전력 구매 단가가 싼 원전 출력을 줄이는 식으로 전력계통을 안정화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올 들어 24일까지 총 7차례의 원전 감발을 실시했다. 이에 따른 출력 감소 용량은 총 4130㎿로 지난해(700㎿)와 재작년(900㎿)에 비해 4.5~6배나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도의 출력 제어 조치 역시 늘고 있다. 제주도의 출력 제어 건수는 2019년 46회에서 지난해 132회로 급증했다. 제주 지역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지난달 출력 제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