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수출입물가가 4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5월 수입물가지수는 135.54로 4월(139.45)보다 2.8% 하락했다. 지난 2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던 수입물가는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0% 하락했다. 지난 2020년 5월(-13.0%) 이후 3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수입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의 컸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4월 평균 배럴당 83.44달러에서 5월 74.96달러로 10.2% 하락했다.
이에 힘입어 광산품(-6.8%)을 중심으로 한 원재료가 한 달새 6.3%나 하락했다.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5.8%), 화학제품(-2.2%) 등이 내리면서 전월보다 1.6% 하락했다.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1%와 0.3%씩 상승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9.6%), 나프타(-7.8%), 메틸에틸케톤(-5.7%)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환율이 올랐지만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이 내리면서 전반적인 수입 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는 116.66으로 4월(118.21)보다 1.3% 낮아졌다. 수출물가 역시 넉 달 만에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2% 낮은 수준으로, 2010년 3월(-11.3%) 이후 1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7.7%), 화학제품(-2.4%), 제1차금속제품(-2.0%) 등이 수출 물가를 끌어내렸다. 세부품목 중에는 경유(-8.9%), 제트유(-8.9%), 자일렌(-8.0%), 냉연강대(-13.1%) 등이 내렸다.
수입물가가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자물가 안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 팀장은 “수입물가는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며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물가가 수출물가보다 더 떨어진 것은 교역조건 개선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어 이런 부분은 (경상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