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너무 먼 길을 돌아 왔습니다. 사랑해요 서울!” (브루노 마스)
17·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가 열렸다. 양일 간 10만 1000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다. 예매는 25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동시접속자 116만 명이 몰렸다.
브루노 마스는 이날 100분간 세계 최정상 팝스타에 걸맞은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관중을 열광케 했다. ‘천생 가수’ ‘천생 꾼’이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의 공연은 노래·춤·연주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종합예술 그 자체였다. ‘24K 매직’으로 무대의 포문을 연 브루노 마스는 “안녕 코리아! 안녕 서울!”을 한국어로 외치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뒤 “모두 춤추고 따라불러라”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두 번째 곡 ‘피네스’부터 관객들은 머리 위로 손을 높여 박수를 쳤다.
그래미 어워즈 15회 수상에 빛나는, 현 시대의 마이클 잭슨으로 불리는 브루노 마스인 만큼 셋리스트는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는 히트곡들로 꽉 채워졌다. ‘트레저’와 ‘빌리어네어’를 거친 뒤 부른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에서는 가사를 개사해 관중들의 환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베이비, 나 지금 한국에 있어”라며 “보고 싶어요”라는 가사를 한국어로 구사했고, 자신의 밴드와 함께 화음까지 가사에 입혔다.
9년 전 내한 당시 한국의 ‘떼창’ 맛을 보여줘 브루노 마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던 팬들도 여전했다.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에서는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플래시를 비춰 공연장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메리 유’부터는 본격적인 떼창이 시작됐다. 브루노 마스도 “재밌어요!”를 한국어로 크게 몇 번이나 외쳤고, “감사합니다 서울”이라며 감격도 표했다.
공연의 백미는 피아노 세션이었다. 홀로 피아노 앞에 앉은 브루노 마스는 정규 셋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곡들을 짧게나마 들려줬다. 씨 로 그린의 ‘포겟 유’부터 자신의 명곡들인 ‘그레네이드’ ‘토킹 투 더 문’ ‘낫띵 온 유’와 앤더슨 팩과의 협업곡 ‘리브 더 도어 오픈’을 감미롭게 들려줬다.
공연의 막바지, ‘웬 아이 워즈 유어 맨’과 ‘저스트 더 웨이 유 아’에서는 관객들의 엄청난 떼창이 함께 했고, 브루노 마스는 “사랑해요 서울”을 연신 외쳤다. 앙코르로 선보인 공전의 히트곡 ‘업타운 펑크’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공연을 주최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족감을 표했다. 정 부회장은 “최고의 싱어, 아티스트, 엔터테이너, 댄서, 고품격과 밤무대풍을 섞어주는 무대매너”라며 “나도 저런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평했다. 정 부회장은 2014년 브루노 마스의 내한에 대해 “슈퍼콘서트에 영혼이 깃들어야 할 때”라며 “울림이 작을 것 같아 깊어지면 초대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9년 뒤 “숙명의 슈퍼콘서트”라고 말하며 드디어 브루노 마스를 초대하게 됐다.
이날 공연은 세계적 팝스타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유명 연예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천우희·한가인·연정훈·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