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8차 전원회의를 마치고 상반기 경제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원회의에 참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처음으로 보도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1면에 지난 16∼18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상반기 경제 성과를 조명했다.
신문은 “올해 상반년 기간 비록 주객관적 형세는 불리하였지만 위대한 당중앙이 국가경제 발전의 실질적인 성과를 이룩하며 5개년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하기 위한 전인민적 투쟁”이 보고됐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영농물자 보장 등 농업 분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거나 관개건설, 금속·화학공업, 건설 부문 등에서 성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건설 부문을 제외하면 객관적인 신규 성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신문은 전원회의 보도를 접한 간부와 주민의 반응을 소개하며 당 결정을 관철하도록 촉구하는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신문은 “각지 당·정권기관들과 성·중앙기관, 공장, 농장의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은 백배의 자신심(자신감)을 가지고 비상한 분발력을 발휘하여 당이 제시한 올해 투쟁목표를 기어이 점령할 드높은 혁명적 열의에 충만돼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한이 연초의 불안정성이 극복되고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성과 없이 ‘결점 폐단’, ‘규율 미확립’ 등을 언급, 계획이 달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매체 보도에 김정은 연설이 부재하고 난관의 원인을 외부·하부 단위에 미루는 것으로 볼 때, ‘5개년 계획’ 이행이 부진하며 만회에 대한 자신감도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지만 연설 모습이나 내용, 발언이 보도되지 않았다. 그의 집권 이후 지금까지 열린 15번의 전원회의에서 연설이 보도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위성 발사가 실패했고 경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내세울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직접 나서기가 좀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추정해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