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과 북극 다음으로 얼음과 눈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급속히 녹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세기 말이면 히말라야의 빙하가 최대 75∼80%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의 연구진은 이날 발표한 힌두쿠시산맥 빙하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힌두쿠시산맥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네팔, 인도, 부탄 등 남아시아와 중국 접경 지역에 걸쳐 있으며 많은 히말라야 고산과 빙하 지대를 포함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2도 높아지면 2100년에는 이 지역의 빙하가 30∼50%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3도, 4도까지 높아지면 동부 히말라야의 빙하가 75~80%까지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상태하. 하지만 기후전문가들은 이런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보고서는 특히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상실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빙하는 2011∼2020년의 경우 이전 10년보다 65% 빠르게 소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은 2021년 보고서를 통해 “소빙하기 당시 한때 2만8000㎢에 이르렀던 히말라야 빙하의 면적이 현재는 1만9600㎢로 30%가량 줄었고, 빙하의 부피도 390∼586㎦나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빙하의 얼음이 급속히 녹아내리면서 이 지역에서 발원되는 갠지스강, 인더스강 등 강 12개의 수량도 많이 늘어나 저지대에 홍수 위험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강 유역에 사는 주민 등 남아시아 인구는 약 20억명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번 세기 중반쯤 12개 강의 수량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대홍수가 발생한 데는 이례적으로 심한 폭우와 함께 고산 지대 빙하 녹은 물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