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발생했던 대규모 은퇴(Great Retirement) 규모가 최근들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하던 집값은 정체된 반면 생활비는 오르면서 고령 은퇴자들이 고용 시장으로 복귀하면서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수백만명이 빠져나갔던 추세는 팬데믹 시절 대표적인 현상이었다. 전문가들은 롱코비드와 이민감소, 그리고 미국인들의 조기 은퇴를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12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미구엘 패리아 에 카스트로와 그의 동료 새무엘 조던우드는 당시 초과 은퇴(excess retirements)의 규모가 약 300만명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초과 은퇴는 고령 근로자들의 전체 퇴직 건수 중 과거 추세를 넘어서는 부분을 일컫는다.
퇴직자 중에선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당시 코로나로 사망자 110만명에 이렀고 사망자 중 대다수 고령층이었다. 다만 카스트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원인 외에도 대규모 은퇴에는 당시 집값이나 주가의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은퇴자들 일부는 다시 일터로 나가기로 생각을 고쳤다. 카스트로의 보고서에 따르면 초과은퇴자의 수는 지난해 말 이후 60만 명 감소했다. 기존 추정치의 20% 수준이다. 보고서는 몇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우선 일부 고령층은 가장력한 고용시장과 이에 따라 지난해 보다 4% 이상 오른 임금에 이끌려 다시 일자리로 돌아왔을 수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영향을 미쳤다. 집값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이와 동시에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은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보고서는 65세에서 75세 사이의 미국인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적으로 자산 증가액이 약 6만2000달러다. 이는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카스트로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모델에 따르면 이같은 자산 증가로 인한 은퇴는 전체 초과 은퇴의 36%를 차지한다.
일부 고령자가 일자리에 복귀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은퇴자들은 여전히 인력 부족에 처한 미국 경제의 바깥에 머물고 있다. 4월 미국의 구인 중 일자리는 1010만개에 이르렀다.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치보다는 낮지만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연준 이사들은 젊은 층의 고용비율이 증가한 반면 55세 이상 중노년층의 고용 비율은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와 관련 “펜데믹 이후 은퇴가 크게 늘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