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첫 미국 국빈 방문에서 미국과 인도가 첨단 기술, 국방, 핵심 광물, 에너지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위험 경감)’의 핵심 분야로 보는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반도체에 방점이 찍혀 주목된다. 중국 견제를 위해 비동맹주의 국가인 인도에 적극 구애한 결과라는 평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회담 이후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반도체·AI·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기술이 양국 관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인도의 반도체 제조·시험 시설에 8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램리서치 등 반도체 업체들도 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양국은 AI에 대한 공동 및 국제 협력 틀도 개발하기로 약속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인도의 러시아 무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들이 나왔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인도 내 전투기 엔진 공동 생산 및 기술 이전, 미국 제너럴아토믹스의 첨단 무인기 인도 수출, 인도 조선소의 미 해군 함정 수리 등이다. 모디 총리는 GE와의 거래를 ‘기념비적 합의’로 치켜세우며 “미국과 인도는 (방산) 기술 이전과 공동 개발, 공동 생산까지 하는 관계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출범시킨 광물안보파트너십(MSP)과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상하며 양국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정상회담 이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와 미국의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십 중 하나이며 역사상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긴밀하며 역동적”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도 “양국 관계의 역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날”이라며 “오늘 내린 결정은 (양국의)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모디 총리의 미 의회 합동 연설을 무슬림 여성 의원들과 일부 진보적 의원들이 보이콧했다. 모디 총리가 소수 종파를 탄압하고 언론 자유를 억압했다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