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봉투’ 수사 두고 충돌한 宋·檢…증거조작 vs 막말[안현덕 기자의 LawStory]

국정농단 태블릿PC 조작, 변희재 주장 언급하며

宋 “증거 조작하느라 시간 필요해 (소환) 미뤄”

檢 “사실 왜곡 억지주장”…李총장 “놀랍고 유감”

宋 전 보좌관 소환 후 檢 구속영장 청구 검토 중

수사 칼날 宋 향할수록 양측 충돌 격해질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뒤 검찰 관계자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검찰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뒤 검찰 관계자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검찰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 증거를 조작했다’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주장을 두고 양측이 장외 충돌했다. 송 전 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태블릿PC를 조작했다’는 변희재씨 주장을 언급하며 이른바 ‘돈봉투’ 수사에서도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답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근거없이 수사팀을 폄훼하고 비난하려는 사실상 막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22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 증거가 조작됐다고 송 전 대표가 언급한데 대해 “점점 사실을 왜곡하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송 전 대표가 터무니 없는 허위 주장을 언급하며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다고 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수사팀을 폄훼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사실상 막말에 가깝다”고 각을 세웠다. 같은 날 현직 검찰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이원석 총장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을 다른 사람도 아닌 민주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 했다는 게 놀랍고, 유감스럽다”며 “검찰에서 증거를 조작하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역사 앞에서 그런 일이 허용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총장은 당시 국정농단 사건의 주임검사였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까지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앞서 송 전 대표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느라고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 (소환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며 변씨 주장을 언급했다. 송 전 대표는 “한 장관이 태블릿PC 증거 조작 의혹으로 변희재씨가 집 앞에까지 가 데모를 해도 아무 대응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태블릿PC를 조작했다’는 변씨 주장을 언급하면서 돈봉투 수사에서도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검찰은 “태블릿PC의 경우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 ‘증거 조작 없음’이 확인됐다”, “증거 조작을 주장한 관련자들도 1심에서 실형을 받고 재판 중”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증거조작을 두고 국정농단 태블릿PC까지 거론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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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2일 당시 경선에 관여한 컨설팅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전 해당 업체 사무실 내부에 수사관과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2일 당시 경선에 관여한 컨설팅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전 해당 업체 사무실 내부에 수사관과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 일각에서는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가 가속을 붙이면서 양측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정칼날이 전 보좌관 등 주변 인물을 거쳐 차츰 송 전 대표를 향하면서 수사를 둘러싼 양측 사이 장외 충돌도 빈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씨는 전당대회 당시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약 20명에게 300만원이 담긴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100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박씨는 검찰이 강 전 위원 공소장에 경선캠프에서 전반적인 선거운동 상황을 점검·조정하며 수입, 지출 등 경선캠프 운영과 관련된 상황을 총괄했다고 적시한 인물이다. 또 송 전 대표 외곽 지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경선캠프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위원 사이 녹취록에는 “용수가 이제 돈을 ○○(먹사연 회계담당자)한테 받아서 이제 돈을 만드는 건 ○○가 만들었고”라는 언급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캠프 불법 자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 출석에 앞서 ‘먹사연의 선거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모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먹사연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박씨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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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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