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고소득 가정은 사교육 비용으로 한 달 평균 114만원 넘게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 가구 역시 자녀 학원비에 들어가는 돈이 식비나 주거비보다 많았다. 교육부는 사흘 만에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 40건을 접수하고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25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학원·보습 교육 소비 지출은 114만3000원었다. 이는 청소년 자녀를 둔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지출 653만원의 17.5%다. 이들 가구의 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 지출은 63만6000원,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53만9000원이었다. 가족 전체 한 달 밥값과 주거비를 더한 만큼의 돈을 자녀 학원비로 썼다는 의미다. 이외 4분위 가구 중 자녀가 사교육에 참여한 가구의 학원·보습 교육비 지출은 84만9000원, 3분위 가구는 63만6000원이었다.
'사교육 불법행위' 칼빼든 교육부
유착 의심·허위광고 등 40건 접수…오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
유착 의심·허위광고 등 40건 접수…오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식·주 비용의 비중이 높은 서민 가구도 주거·식료품 비용보다 학원비에 더 많은 돈을 썼다. 올해 1분기 가계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중 사교육에 참여한 13~18세 자녀가 있는 가구의 1분기 월평균 학원·보습 교육비 지출은 48만2000원이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48만1000원), 주거비 지출(35만6000원)과 비교하면 식비와 주거비보다 자녀 학원비에 더 많은 돈을 쓴 셈이다. 2분위 가구 또한 학원비(51만5000원) 지출이 식료품비(46만5000원)나 주거비(41만7000원)보다 많았다.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과목은 영어였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어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12만3000원으로 주요 과목 중 가장 많았다. 수학은 11만6000원, 국어는 3만40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이 월평균 59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44만6000원)와 대구(43만7000원), 세종(41만8000원)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전남의 지출은 26만1000원이었다.
사교육비가 해마다 치솟자 교육부는 사교육을 부추기는 불법 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날 교육부는 지난 22일 개설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24일 오후 9시까지 4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 체제 관련 유착 의심(6건), 끼워팔기식 교재 등 구매 강요(4건), 교습비 등 초과 징수(4건), 허위·과장광고(4건) 등이었다. 대형 입시학원과 관련된 신고는 6건이었다. 교육부는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점검을 진행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교습정지 명령, 수사의뢰 등 상응하는 제재를 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6일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한다. 최근 3년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도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올해 수능 출제기조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문제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개혁안과 수능 문제 출제·검토 과정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 등도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