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생들에게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대폭 키우려 하고 있다. 24일자 서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단가를 내년에 한 끼당 2000원으로 늘리고 전체 예산을 90억 원 이상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정부의 지원 단가(1000원) 및 전체 예산(23억 4000만 원)과 견주면 사업의 몸집이 네 배가량 커지고 식수 인원도 올해 234만 명에서 5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천원의 아침밥은 쌀 소비를 늘리고 대학생들의 아침 결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선심 정책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3월과 4월에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행하는 대학을 잇따라 방문해 정부의 지원 단가를 높이고 참여 학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안민석 의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생의 건강관리와 급식 지원을 위해 예산 확보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문을 신설한 고등교육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여야가 무차별적으로 돈을 푸는 사탕발림식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면 도덕적 해이가 확산되는 가운데 재정은 더 악화되고 그 부담은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저렴한 아침밥이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다. 통계청 자료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청년 중 취업 준비도, 구직도 하지 않은 인구가 지난해 동기 대비 3만 6000명 증가한 35만 7000명이나 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냥 쉬는’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17만 3000명으로 가장 많다는 점이다. 20대 청년 중 5.8%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그냥 쉬는 구조적인 병폐를 타파하려면 특단의 고용 창출 대책이 필요하다. 규제 사슬 등 기업의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대수술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복지는 양질의 일자리임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