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AI시대, 과학자들이 진실·거짓 가리는 심판 역할해야"

'퀀텀코리아 2023' 개막

양자역학 석학 클라우저 박사 강조

"현재상황 기후위기 아니다" 주장도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잘못된 정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러분이 정확한 현상 관측을 토대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양자역학 연구로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 존 클라우저(81·사진) 박사는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한민국 양자 대도약’을 주제로 개최한 양자 과학기술 산학 교류 행사 ‘퀀텀 코리아 2023’ 개막식에 참석해 “정치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목적을 가진 이들에 의해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심지어 챗GPT는 사람보다도 거짓말을 더 잘할 수 있다”면서 "사람이나 컴퓨터가 그 진위 여부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클라우저 박사는 한국의 젊은 과학자와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축사를 통해 이용자에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만들어 제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의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사실을 검증해 대중에 알려야 하는 과학자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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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가 2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기술 관련 국제 행사 ‘퀀텀 코리아 2023’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가 2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기술 관련 국제 행사 ‘퀀텀 코리아 2023’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양자역학의 논쟁적인 주제를 파고들어 해답을 밝혀냈던 과거 자신의 연구 경험을 사례로 들며 “진정한 진실은 자연현상을 관측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신중한 관측과 실험을 통해 정보를 얻고 논문과 피어 리뷰(동료 평가)를 통해 (다른 과학자의)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는 것을 막아왔다”며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서는 과학자들의 이런 심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클라우저 박사는 기후변화에 대해 현재 상황이 기후위기가 아니라고 진단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략 200배 정도로 주요 프로세스들이 과장되고 오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라우저 박사는 기후위기 반대론자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달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 생명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하는 ‘CO2연합’ 이사회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클라우저 박사는 양자암호통신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양자얽힘 현상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연구원 등을 지냈다. 퀀텀 코리아 2023의 연사로 방한한 그는 이날 양자얽힘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는 한편 양자 관련 공모전에 당선된 학생들에게 직접 시상하고 격려했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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