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운동권 세대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함운경 씨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다핵종 제거 작업 후 방류 논란에 대해 ‘과학과 괴담과의 싸움’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이라고 선언했다. 오염수 관련 이슈를 부각시키며 연일 수산물 오염론과 한일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더불어민주당에 고언을 한 것이다.
과거 운동권의 반미 투쟁에 앞장서고 노무현재단기획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함 씨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 세미나’에서 이 같은 요지로 강연했다. 함 씨는 일본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방류하는 것에 대해 “130만 톤이라고 하는 오염수를 바다에 집어넣으면 1조분의 1로 희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석한다는 것이 가장 안정적으로 환경 충격을 덜어주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함 씨는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지금보다 1만 배 더 많은 방사능이 사고로 누출됐고 대한민국 해안가 주변에서 계속 방사능을 측정했는데 의미 있는 변화가 전혀 없었다”고 되짚었다. 또 “그 1만분의 1을 (일본 정부가 ALPS로 처리한 뒤) 30년간 쪼개서 (바다로) 내보낸다는데 그것 때문에 (야당이) 이 난리를 치고 있다”며 민주당 등을 겨냥해 쓴소리를 냈다.
함 씨는 “이 싸움은 과학과 괴담의 싸움이기도 하고 더 크게는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 자유를 위한 동맹을 지키는 싸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건 (야당에서) 반일 감정을 부추기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함 씨는 “반일 감정, 반일민족주의를 퍼뜨린 것이 저희들(운동권)”이라며 “(군부 통치 시절) 전두환과 싸우기 위해 온갖 무기를 찾다가 마르크스·레닌주의, 주체사상도 있는데 가장 강력한 게 반일주의 감정(이었다)”이라고 설명했다.
함 씨는 1985년 서울대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86그룹(1960년대에 출생해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으로 평가되며, 특히 1980년대 미국대사관 점거 농성을 주도한 대미 강경파였다. 과거 서울 관악, 군산 등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민주당 계열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여러 차례 출마했으나 당선되지는 못했다. 2016년부터 생선 가게,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공감 운영 멤버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세미나 후 기자들에게 “(함 씨가) 처음에는 (강연을) 주저했다”며 “단순히 후쿠시마 처리수 문제가 아니라 반일 감정을 자극한 또 하나의 괴담이고 앞으로 반드시 진실을 밝힐 때까지 노력해보겠다며 어려운 발걸음을 해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