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그룹 개인 주주들이 주주 행동에 나섰다. 소액주주연대를 만들과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하는 한편 금융위원회에는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과정에 대한 검사도 요구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도 추진한다. 소액 주주들의 권익 찾기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화그룹 상장 계열 3개사(이화전기(024810), 이아이디(093230), 이트론(096040)) 주주 등 1400여명은 ‘이화그룹소액주주연대’를 구성하고 경영진 교체를 추진 중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달 26일 잔고증명 기준 이아이디 지분 3.61%, 이트론 3.44%, 이화전기 4.14%를 각각 확보했다. 상법에 따라 지분 3% 확보 시 소수 주주권 발동이 가능하다. 주주총회소집청구권, 주주제안권, 집중투표청구권 모두 3%의 지분으로 행사할 수 있다.
이화그룹소액주주연대는 우선 8월 2일 임시주주총회를 예고한 이화전기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요청했다. 또 주총 일정이 6주 전인 이달 21일이 아닌 이달 23일 공시된 점을 지적하며 임시주총 일정 연기도 요청했다. 주주연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가 거부된다면 주주명부 열람등사가처분, 의안상정 가처분 및 주총개최금지 가처분 등 관련 소송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위원회에 이화그룹 상장사 거래 정지와 관련된 내용증명을 보내 한국거래소에 대한 조사와 검사를 요청했다. 한국거래소는 5월 10일 이화그룹 3개 계열사에 대해 경영진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이유로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이후 회사 측의 공시 자료에 따라 11일 이트론과 이아이디를, 12일 이화전기 거래를 재개했다. 하지만 검찰 기소 내용과 공시 내용이 다름을 이유로 12일 오후 2시 재차 3종목을 모두 거래정지했다. 주주연대는 “거래 정지 해제를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악재가 해소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일반 투자자의 자금이 묶여 피해를 보게 됐다”며 “증권 상장 업무와 공시에 관한 업무를 게을리한 업무상 과실과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및 검사권이 발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거래소에 대한 탄원서와 공동고발장도 준비 중이다.
다만 3% 지분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소수 주주제안에 대해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른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여론몰이 등에 나서겠지만 거래 정지 상태인 만큼 주가에 영향을 주기도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이 낮아 실제로 힘을 과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거래 정지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반복해서 제기하면 거래소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