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도연스님, 본인 책에 "제목부터 끌린다" 셀프리뷰…의혹 확인하자 '삭튀'

네이버 아이디와 YES24 아이디 같아

리뷰 80%가 도연 책, 타인인 척 리뷰

“제목부터 끌린다…지친 나를 위한 책”

셀프리뷰 확인하자 작성글 모두 삭제

도연스님. 도연스님 페이스북 캡처도연스님. 도연스님 페이스북 캡처




두 아이의 아빠라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환속을 신청하고 강남에서 고가의 명상 강의를 여는 등 논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도연 스님에 대해 이번에는 자신의 책에 직접 후기를 달았다는 ‘셀프리뷰’ 의혹이 불거졌다. 국내 대표 온라인서점 사이트 댓글 후기에 다른 사람인 척 도연 스님 자신이 직접 후기를 달았다는 것이다.



4일 세계일보는 국내 유명 온라인 서점 사이트 YES24에 올라온 도연 스님의 책 ‘반창고’에 대한 후기가 도연 스님 자신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도연스님의 책 ‘반창고’ 리뷰에는 “요즘 기운이 없고, 지쳐있는 나를 위해 책 한 권을 샀다. 도연스님의 반창고. 제목부터 끌림이 있었다. 글도 그림 위안과 힐링을 주는 글이었다. 힘들고 자신이 없을 때마다 읽어야지. 차 한 잔과 마시는 것 같이 책을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피로를 녹여주는 따뜻한 차, 반창고 같은 힐링을 주는 존재. 안에서부터 채워지는 충만한 느낌이다”라고 적혀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을 평가하는 항목에는 두 항목 다 5점 만점을 줬다. 그런데 이 후기가 도연스님 본인이 쓴 ‘셀프리뷰’라는 의혹이 나온다.

도연스님이 운영하는 네이버 명상 블로그 아이디가 h****인데 YES24에서 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는 인물이 도연스님 책에 다수의 리뷰를 남긴 것이 확인됐다. 타인인 것처럼 가장해 본인 저서에 긍정적인 글을 남긴 것이다.

해당 아이디는 2017년 4월 28일부터 올해 2월 23일까지 총 28개의 책 리뷰를 썼다. 이중 6개를 제외한 22개의 후기가 도연스님의 책을 리뷰한 것이다. 후기엔 간단하게 쓰는 한줄평과 길게 쓰는 회원리뷰가 포함돼 있다.

도연스님의 저서 ‘반창고’를 리뷰하며 남긴 글. 현재는 지워진 상태. YES24 캡처도연스님의 저서 ‘반창고’를 리뷰하며 남긴 글. 현재는 지워진 상태. YES24 캡처



h****는 도연스님의 ‘있는 그대로 나답게’ 출간 약 한 달 반 뒤인 2018년 9월 3일 후기를 작성했다. ‘지친 맘을 위로 받고 힘을 낼 수 있었다’는 제목의 후기에는 “있는 그대로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며 “책 읽는 내내 즐겁고도 행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후기는 이어 “정해진 운명은 없다는 것. 내 의지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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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이디는 또 다른 도연스님의 책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출간 며칠 후에도 후기를 썼다. 그는 2019년 5월 2일 ‘휴식을 선물해주는 책’이라는 제목으로 남긴 후기에서 “책을 읽으면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며 “어렵게 생각했던 명상을 쉽고 재밌게 조금씩 알아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명상을 안 해봤거나 조금 해본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거나 “좋은 글귀가 참 많은 것 같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2021년 3월 20일에는 ‘혼자가 되었지만 홀로 설 수 있다면’이란 저서를 리뷰하며 “도연스님의 출가자로서의 경험이 오늘날 고립된 사람들이 우뚝 설 수 있고 서로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세계일보는 해당 아이디가 도연스님 본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메일을 보내 ‘본인이 맞는지, 왜 셀프리뷰를 했는지’ 물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후 확인한 결과 셀프리뷰로 의심되는 글들은 모두 지워졌다.

도연스님의 저서 ‘반창고’를 리뷰하며 남긴 글. 현재는 지워진 상태. YES24 캡처도연스님의 저서 ‘반창고’를 리뷰하며 남긴 글. 현재는 지워진 상태. YES24 캡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 출가한 도연스님은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SNS에 글과 동영상을 올리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최근 출가 후 둘째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속세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환속제적원을 조계종에 제출했다.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도연스님은 지난달 7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최근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오는 10일부터 온·오프라인 유료 명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주 2회, 4주 코스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은 15만원, 오프라인은 20만원, 온·오프라인은 25만원의 수업비를 받는다.

도연스님은 2017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5권의 책을 출판했다.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가 첫 저서이고 이후 ‘있는 그대로 나답게’,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혼자가 되었지만 홀로 설 수 있다면’, ‘반창고’를 썼다. 삶에 대한 성찰, 명상법, 삶에 필요한 지혜 등이 주요 주제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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