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글로벌 경영권 거래에 참여해 3000억 원 규모의 금융 주선에 나선다. KB증권은 이를 통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안정적인 중수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아폴로매니지먼트가 글로벌 화학기업인 유니바솔루션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거래에서 선순위 대출 주선사로 참여한다. 전체 거래 규모는 81억 달러(10조 8600억 원)로 이 중 40억 달러(5조 2000억 원)를 전세계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는 선순위 대출 방식의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
유니바솔루션스는 프록터앤갬블·듀폰·엑슨모빌·다우 등 전세계 화학, 생활용품, 화장품 기업 등에 화학 원료를 납품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56억 4100만 달러(7조 3300억 원)다.
전체 금융주선은 JP모건·크레디트스위스·BNP파리바 등이 맡고 KB증권은 한국에 배정된 3000억 원 규모 선순위대출을 총액 인수한 후 이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팔 계획이다. KB증권의 주선에 보험사와 공제회 등이 투자를 검토 중이며 원화 기준 연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분을 인수하는 아폴로펀드에는 중동 큰 손인 아부다비투자청이 참여해 투자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아폴로는 상장사인 유니바솔루션스 인수 이후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상장을 폐지할 예정이며 유니바솔루션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금 대부분은 기존 대출 상환과 지분 인수 대금에 투입한다.
KB증권과 아폴로펀드 간 인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아폴로펀드가 스페인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 회사 프리마프리오를 인수할 때 1억 5000만 유로(약 2100억 원)의 인수금융을 제공한 바 있다. KB증권을 통해 주요 대형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등이 대출에 참여했고 KB증권도 약 200억 원을 직접 제공했다.
해외 기업의 경영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인수금융은 KB증권 뿐아니라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다. 신한증권은 독일의 소재 및 제조기업 엔밸리어 경영권 거래에서 1억 5000만 유로(2100억원)의 인수 금융을 주선했고,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현지 인수 금융 투자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금융은 국내에서 대규모 금융 주선이 가능하고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 신뢰를 쌓은 소수 금융회사만 가능하다”면서 “당분간 국내외 사모 대출시장이 확대되면서 금융사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