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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기 교수 "韓 '유일성' 분야 찾아 글로벌 협력 필요"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 인터뷰

한나라가 모든 분야 잘할수 없어

韓과학계 국제 교류 적극 도울것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돌의 여왕’이라는 제 별명에 걸맞게 글로벌 과학계를 대표하는 미국물리학회장으로서 한국과 세계 과학계 사이의 ‘충돌’을 이끌겠습니다.”

김영기(61)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5일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 과학계의 국제 교류를 적극 돕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21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물리학회 회장에 선출돼 내년 1월 취임한다. 미국물리학회는 정회원만 5만 명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과학자 단체다.



그는 “협력은 위(정부)에서 하라고 한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학계 내부에서 과학자들 스스로 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마음이 맞는 파트너를 찾아야 어떤 협력이 가능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런 활동을 지원하는 게 제 일이 될 것이며 이를 제 연구 분야인 충돌에 비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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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경 수 ㎞의 거대한 입자가속기로 작은 입자들을 충돌시켜 우주의 비밀을 찾는 입자물리학자다. 2000년 과학 전문지 ‘디스커버’의 ‘주목할 만한 젊은 과학자 20명’에 선정될 당시 ‘충돌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4년에는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 실험에서 원자보다 작은 소립자 질량의 근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교수는 “과학은 한 나라가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없고 글로벌 협력을 통해서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며 “한국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분야와 유일성을 찾아 협력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한인 과학자에 대한 연구비 지원 등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970년대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의 이론물리부장을 지낸 한국계 천재 물리학자 고(故) 이휘소 박사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인 고 강주상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의 지도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 박사의 ‘학문적 손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입자물리학과 한인 과학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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