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2척을 나포하려 했으며 이 중 한 척에는 총격도 가했다고 미 해군이 5일 밝혔다. 이 해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페르시아만 인근으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또 한 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 한 셈이다.
미 해군에서 중동을 담당하는 5함대의 티모시 호킨스 사령관은 이날 AP통신에 “이란 해군이 공해상을 합법적으로 항해하는 민간 유조선 2척을 나포하려 시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해군 측은 구조 요청을 받고 즉각 대응하며 유조선에 접근했으며, 이에 이란군 선박은 퇴각했다고 덧붙였다. 총격을 받은 선박에서는 사상자나 큰 재산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공격 받은 선박이 미국 정유업체 셰브런이 운영하는 대형 유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조선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는 중이었으며 총격이 발생한 곳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북동쪽으로 약 28해리 떨어진 지점이라고 암브레이는 설명했다. 유조선은 피격 후 속도를 높이고 항로를 바꿨다.
로이터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유조선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높지만 폭이 40㎞에 불과하다. 이에 미군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빈발하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4월 셰브런 소유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나포되기도 했다.
이란 측과 셰브런은 이날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