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K, 반도체 中생산설비 확대 요구에…美 "상무부 논의 중"

[코트라 'K반도체 위크'…매케이 '칩스' 국장 직접 설명]

3억弗 미만도 보조금 신청 가능

훌륭한 기업 많은 韓 참여 중요

투자의향서 제출 韓기업수 "비밀"

인재 확보가 지원대상 주요 요건

5일(현지 시간) 리넬 매케이 미 상무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담당 국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열린 ‘에센셜’ 세미나에서 칩스 프로그램 요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5일(현지 시간) 리넬 매케이 미 상무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담당 국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열린 ‘에센셜’ 세미나에서 칩스 프로그램 요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두 배로 늘려 달라고 한 것에 대해 미 상무부 측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현지 시간) 리넬 매케이 미 상무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담당 국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열린 ‘에센셜’ 세미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국내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현재 기준인 5%에서 10%까지 확장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현재 논의 중”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요구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매케이 국장은 민간 기업 프리스케일 반도체에서 이사로 활동하다 3월 상무부의 칩 프로그램 국장으로 영입됐다.



이날 에센셜 세미나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이 이달 5~13일을 K반도체 주간으로 삼아 우리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첫 콘퍼런스로 개최됐다. 100명에 달하는 국내외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집중한 대목은 매케이 국장이 칩스 프로그램 지원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기조연설이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등 대규모 장비 회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투자은행 관계자까지 참석해 칩스 프로그램 참가 요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특히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3억 달러(약 3900억 원) 미만의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다. 매케이 국장은 “3억 달러 미만 투자 건의 경우 최소한의 투자 금액 기준은 없기 때문에 소규모 금액으로도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다”며 “TSMC·삼성 등과 달리 중소 규모 기업의 경우 팹 클러스터 등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이 훨씬 크고 절박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3억 달러 미만 대상 요건의 경우 두세 달 내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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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는 지난달 23일 반도체 소재와 장비 제조 시설에 3억 달러 이상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절차를 발표했다. 3억 달러 미만 투자 기업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매케이 국장은 한국 기업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칩스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과 관련해 그는 “삼성·SK하이닉스가 아니더라도 한국에는 훌륭한 공급 업체들이 많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미국의 인프라를 활용해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이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3억 달러 이상 프로그램의 경우 마감이 세 달 이상 남았는데도 400개 이상의 투자 의향서가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일단 그는 칩스 프로그램 선발 기준으로 △국가 안보·경제 안보 △사업화 가능성 △재무 건전성 △기술의 실현 가능성 △인력 개발 △효과 범위 등 6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인력 개발 요소를 중요하게 언급하며 “단순히 박사급 연구원이 몇 명인지 따지는 게 아니라 엔지니어, 팹의 운영에 관여하는 기술자를 비롯해 팹 건설 엔지니어까지 얼마나 잘 구성돼 있는지를 볼 것”이라며 “어떻게 대학과 전문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재들을 조달할 계획을 마련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상무부는 미국에서 반도체 관련 지원금을 받기 위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전 세계 기업이 400개를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한국 기업 수에 대한 질문에 매케이 국장은 “언급할 수 없다. 비밀(confidential)”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반도체법은 우리가 전 세계 반도체를 미국에 두려고 하는 게 아니라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 참여한 조 스코쿠나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아메리카 회장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인재 확보를 제시했다. 스코쿠나스 회장은 “3년 안에 96곳의 팹이 새롭게 지어질 예정”이라며 “팹을 건설하거나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테크니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STEM 교육부터 대학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애리조나주의 전역 군인 20만 명을 반도체 인력으로 탈바꿈시키는 재교육 프로그램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최근 중국이 다음 달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전체 반도체 생산에서 극히 일부분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스코쿠나스 회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자동차 업계, 스마트 제조업, 헬스케어 분야까지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전체 반도체 산업 규모가 2020년에는 4000억 달러(약 521조 원) 수준이었으나 2030년에는 1조 2000억 달러(약 1562조 원)까지 3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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