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중 올 상반기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51개이며, 그 중 중국이 22곳으로 미국을 한 개 차이로 앞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투자금 등 세부 사항을 따지면 고액 투자를 받은 곳은 대부분 미국 업체로, 아직 중국이 생성형AI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현지 시간) 중국의 AI 조사업체 즈둥시의 보고서를 인용해 상반기 이들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유치한 총 투자금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원)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배 규모라고 즈둥시는 전했다.
투자를 받은 기업 수로만 따지면 중국이 22곳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미국은 21곳으로, 두 나라 간 차이는 1개에 불과하다. 영국 기업이 4곳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투자금 규모를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져, 1억 위안(약 180억원) 이상 투자 받은 기업 수를 집계한 결과 미국이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회사는 3곳에 불과했다.
즈둥시는 상반기 중국 생성형AI 스타트업 중 최다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지난달 16억 위안(약 2900억 원)을 끌어들인 ‘라이트 이어’였다고 전했다. 중국 음식배달서비스 메이투안의 왕후이원 공동 창업자가 2월 설립한 회사로,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메이투안에 인수됐다.
SCMP는 “중국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이 작년 ‘챗GPT’ 출시 이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텐센트·바이두·알리바바 등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텐센트가 상반기 라이트 이어 등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바이두를 시작으로 알리바바, 센스타임,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빅테크들도 챗GPT 대항마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달 초에는 리카이푸 전 구글 차이나 대표 가 자체 LLM을 개발하겠다며 '링이 완우'라는 회사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