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그룹 3사가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3사의 합병은 서정진 회장이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속도가 붙었다. 서 회장은 복귀 이후 기자회견 등에서 “합병에 대한 준비 절차를 모두 마쳤다”며 합병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셀트리온이 최근 여러차례 나눠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3사 합병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연내 합병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 그룹은 3사 합병을 마무리하면 바이오 시밀러와 신약 투트랙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전사적 역량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위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500억 원 규모로 33만 355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달에도 추가로 매입해 올해에만 총 130만 5376주(20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이달 38만 주(250억 원)를 추가로 매입해 올해에만 총 121만 5000주를 취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자사주 매입에 들인 비용만 750억 원이다. 셀트리온의 이번 자사주 매입 속도는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두 번의 자사주 매입은 모두 일주일 내 마무리 됐다”며 “전례 없는 속도전”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상 주권상장법인에 대한 특례 규정에 따르면 법인과의 합병은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과거 1개월 간 자기 주식 취득을 할 수 없다. 셀트리온그룹은 모두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만큼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합병 결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주주 총회에서 합병 절차가 본격화되면 4개월 안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중순 합병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진행될 경우 합병은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상세 일정이 정해지면 공시 등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숙원인 3사 합병이 완료되면 경영 효율성 및 회계 투명성이 극대화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3월 서 회장 복귀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까지 램시마, 램시마SC(피하주사 제형), 베그젤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6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최근에는 휴미라 바이오 시밀러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도 준비 중이다. 유플라이마는 저농도 대비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인 고농도(100mg/mL) 제형이다. 고농도 바이오 시밀러가 대부분인 미국 시장에서 고농도로 출시한 유플라이마도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과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의 유럽 허가 신청도 마쳤다.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CT-P42’는 미국 허가도 신청하며 안과질환 영역까지 진출했다.
국내에 생소했던 개념인 바이오 시밀러의 선구자 역할을 한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적의 항암제로 평가 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해 피노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분야에서는 고바이오랩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라니 테라퓨틱스와는 경구형 아달리무맙 개발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셀트리온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허가 신청 및 획득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