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5주년을 맞은 그룹 코요태가 여름 시즌을 겨냥한 서머송을 선보인다. 멤버들은 "25년 동안 들었던 그 노래"라며, 오랜 기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코요태만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그룹 코요태의 디지털 싱글 '바람'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멤버 신지·김종민·빽가는 신곡 '바람' 무대를 선보이고 앨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민은 "한 해 한 해 나올 때마다 '올해도 나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하는 것 같다. 올해도 꾸준하게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고' 이후 두 번째 쇼케이스를 하게 된 빽가는 "예전이 '긴장 100'이었다면, 올해는 '50'으로 줄어든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곡 '고(GO)'를 발매한 이후 8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다. 신곡 '바람'은 여름 시즌을 겨냥한 시원한 사운드의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2000년대 초반 유행을 휩쓴 코요태만의 디스코 리듬을 한껏 살린 곡이다. 곡은 이날 정오 공개된 후 멜론 차트 26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지는 "파워풀한 코요태의 노랜데, 신나는 댄스같은데, 가사는 그래도 슬픈, 그런 댄스 음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그냥 딱 여러분이 생각하는, 25년 동안 들어주셨던 듣기 신나고, 따라부르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코요태스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빽가는 "솔직히 저는 조금 고민했다. 매일 코요태 스타일이라고 나오면 '식상하다'고 하는 분도 계시고, 그렇다고 새로운 걸 도전하면 '원래 하던 대로 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의견이 분분해서 고민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좋아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지는 이에 의견을 보탰다. 그는 "이 노래가 가이드 처음 나왔을 때 이후 템포타 음정 등 수정 작업을 몇 번 거쳤다. 고민이 많았던 노래다. 빽가 씨가 말했던 것처럼 코요태스러움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고민을 아직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 중 저희가 받았던 곡 중에 저희가 느꼈을 때 가장 코요태스럽다고 느낀 노래"라고 설명했다.
신곡의 또다른 포인트는 따라 부르기 쉬운 후크 구간이다. 김종민은 "코요태스러운 노래기도 하고, 들었을 때 다른 노래들하고 확실히 차별화가 있었던 게, '후크송'이라고 하는, '트랄랄라' 하는 훅이 딱 들어와서 이걸로 가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짚었다.
신지도 "저희가 '순정'에 '워어어어'가 있고, 비몽에 '난나나나'가 있는데 다른 곡들에는 따라하실만한 부분이 별로 없는 거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트랄랄라'가 있다. 공연을 하면서 여러분과 소통하기에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고 기대했다.
뮤직비디오는 제주도 협재 해수욕장과 빽가가 운영하는 제주도 카페 등지에서 촬영됐다. 밝고 청량한 분위기가 곡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안무는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동작으로 구성됐다. 김종민과 빽가는 양 팔을 좌우로 돌리는 '선풍기 춤'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바람'의 작곡진 아크로펀치가 깜짝 방문해 코요태의 25주년과 신곡 발매를 축하하기도 했다. 아크로펀치는 "완전히 초창기 느낌의 코요태 곡을 만들었다. 너무 신나고 재밌게 작업했다"며 "저의 꿈은 코요태 노래가 빌보드에 가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 멤버 모두 다양한 예능 및 방송으로 바쁜 와중이지만, 녹음은 함께 했다. 신지는 "제가 예전부터 고집스럽게 녹음은 꼭 셋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서, 멤버들도 처음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다가 지금은 다들 흔쾌히 녹음할 때 한 시간 한 공간에서 재미있게 녹음한다. 미리 스케줄 빼놓고 녹음했다. 그러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노래에 없던 그런 부분도 생겨나는 거 같다. 이번에도 날짜 잘 맞춰서 이번에도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25주년을 맞아 '바람'을 낸 이들은 스스로의 '바람'을 어떻게 정의할까. 멤버들은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시원하게 쐴 수 있는 자연 바람을 닮았다고 정의했다.
김종민은 "정자에 누워 있을 때 솔솔한 바람이 불지 않나. 부대끼지 않는 편안한 바람이 있다. 저는 굉장히 편안하면서 잠이 솔솔 오게 할 수 있는 그런 바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빽가는 "'선풍기 춤'이 있어서 선풍기에 빗대자면, 20대는 강풍 같은 느낌이었다. 확 시원한 바람이지만, 사실 그 바람은 오래 맞긴 힘들다. 그러다보니 이제 미풍 정도로 내려왔다. 적당히 시원하다가, 노인이 되면 약품으로 될 거 같다"며 웃었다.
신지는 "코요태는 늘 돌풍같은 그룹은 아니었던 거 같다. 대신 잔잔하게 그 자리에서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잔잔하고 살랑살랑 부는 그런 바람이고 싶다"고 바랐다.
코요태는 어느덧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그룹 중 하나가 됐다. 멤버들은 신지가 환갑이 되는 시기인 17년 뒤까지 활동하고 싶다고 '롱 런' 바람을 전했다.
김종민은 "30대까지는 관리를 많이 안 해도 젊음으로 갈 수있는데, 40대에 건강 관리를 못하면 50대에 힘들 거 같다는 강박이 생겼다. 40대부터는 근력 운동을 해야한다 해서 근력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지는 "가족들도 의견 일치를 하기에는 쉽지 않다. 세 명이니 의견 충돌이 있을 때도 있고, 예전에는 부딪혀서 각자 사그라들때까지 기다렸다면, 지금은 완전히 대형 충돌 하기 전에 멈추는 것 같다. 스스로 브레이크 잡고 '내가 여기서 한 마디 더 나가면 싸우겠지' 싶을 때 스스로 멈춘다"고 전했다.
'바람'의 성과를 묻자 김종민은 "큰 성과에 대한 목표는 없고, 그저 많은 분들이 많이 들어주시길 바란다"며 웃었다.
향후 활동 계획도 전했다. 신지는 "길게 활동하면 좋겠지만, 그러진 못할 거 같다. 음악 방송에서 일주일 동안 모습을 보여드리고 활동이 끝나면 8월에 미국 공연 있어서 미국으로 출국한다. 그 뒤에 한국 돌아와서 전국 투어를 준비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부터 저희와 함께해주신 소속사 제이지스타에서 저희를 많이 케어해 주셔서, 못할 것 같은 것도 할 수 있게 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빽가는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사실 겁도 나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쇼케이스를 한다고 할 때도 솔직하게 많은 분들 안 올까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저희 이야기를 귀담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멤버들도 다들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좋은 무대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코요태의 신곡 '바람'은 이날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