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 ‘인프라 맞손’ 제안에…두다 “韓기업, 폴란드 신공항-고속철 건설 진출 지원할 것”

尹-두다 바르샤바 韓-폴란드 정상회담

韓 정상 14년 만에 폴란드 방문 계기

폴란드 지역개발-우크라재건 협력키로

작년 17조 규모 방산 추가 수출 논의도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14년 만에 바르샤바에서 개최한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방산과 원전, 교통 인프라는 물론 100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2013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후 10년 만에 양국의 관계가 폴란드를 넘어 동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유럽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 공동 진출하려는 윤 대통령의 정책에 두다 대통령이 화답했다는 점은 이번 외교 성과의 백미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저는 두다 대통령님과 앞으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양국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심화할 △한·폴란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한·폴란드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등 세 건의 양해각서(MOU)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한·폴란드 정상회의에서 대규모 방산 수출을 위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폴란드로 약 17조 원의 수출 계약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폴란드 지역 개발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양국이 원전과 교통·인프라 분야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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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진영이자 동유럽의 요충지인 폴란드는 현재 유럽연합(EU) 기금을 통한 에너지·교통 인프라·환경 분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EU의 기금 가운데 폴란드는 7.3%인 1340억 유로(약 190조 원)를 배정받아 70% 이상을 에너지·환경·교통 분야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이 교통 등 인프라 분야에 대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의하면서 한국 기업도 확대되는 폴란드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건설 등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두 정상이 참여한 자리에서 체결한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MOU로 한국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사업 무대가 크게 확장된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신공항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우수한 한국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에는 양국 기업이 중·동유럽의 동서·남북 교통축을 공동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양국은 정부와 전문가 그룹이 상호 방문하고 고위급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연구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구체적인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진행된 서유럽 복원 사업인 ‘마샬플랜’에 비견되는 약 1000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도 손을 잡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배후 사업과 물류 공급을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폴란드와 미리 전략적 협력 기반을 닦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 합의한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에 양국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았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재건을 위해 마련될 국토와 도시·인프라 계획도 함께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개발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이 협업을 강화하고 공공·민간 기업들의 교류와 협력 활동을 촉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0억 달러(약 11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양국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무역장벽도 허물기로 했다. 양국은 한·폴란드 TIPF를 통해 무역장벽 제거를 통한 교역 촉진, 공급망 협력, 기업인과 기술자 전문가 교류 확대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폴란드 방산 수출은 물론 원전 수출을 위한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원자력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도 요청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개최될 경우 전략적 교두보인 폴란드를 매개로 유럽과 한국의 산업·기술·문화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두다 대통령도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샤바=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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