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취임 100일' 윤재옥…단호한 '협상가' 면모 입증

여소야대·지도부 리스크 딛고 당 안정화

거야 입법독주 견제·대야 협상력 '합격점'

"국정과제 197건 국회 묶여…하나라도 더 통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소야대와 잇단 ‘지도부 리스크’라는 악재 속에서 안정감 있게 당을 진두지휘해 온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취임 후 100일간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거야(巨野)의 입법독주에 제동을 거는가 하면, 때로는 대야(對野) 협상력을 발휘해 정국을 돌파하기도 했다. 총선을 1년 앞둔 가운데 윤석열 정부를 도와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가 과제로 남았다.

윤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국회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협상 환경이 좋지는 않겠지만, 선거법, 내년 예산 등 첨예한 과제들을 원만하게 풀어내고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여당 원내대표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법안 총 329건 중 132건만 통과된 점을 지적하면서 “현실적으로 21대 국회에서 다 통과시킬 수는 없겠지만, 하나라도 더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선거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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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내대표는 과반 의석을 내세운 야권의 입법독주를 견제하며, ‘간호법 제정안’ 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서도 '전세사기 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내 정책적 성과를 거뒀다. 한편으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겨냥한 야권의 의혹 제기에 맞서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켜 공세 차단에 나섰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과 관련해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정국 주도권 확보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여당의 한 재선의원은 “원내수석을 지낸 경험이 있어 업무에 해박하고, 언제나 안정적이고 빈틈없는 모습을 보이신다”며 “상대 당에게도 언제나 예의를 갖추는 합리적인 성품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다만 쟁점 법안들에 대한 강행 처리를 벼르고 있는 야권을 상대로 방어할 묘수를 내놓을지가 향후 숙제로 거론된다. 윤 원내대표는 “양당의 상황을 보면 모든 의원들이 동의하는 쟁점 법안들은 없다시피 한다”면서도 “각 당의 원내대표들이 어떤 상황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법안은 거의 없다”며 협상을 통해 여야 간 얼어붙은 정국을 돌파해나갈 뜻을 내비쳤다.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 들어가면 국정감사도 있고, 여러 예산심사도 있어 법안을 처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7~8월에 많이 처리해야 하는데, 정쟁, 선동에 갇혀 국회가 해야할 일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보호출산제와 학자금 무이자 대출, 우주항공청 설치, 비대면 진료, 재정준칙 도입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길 원한다고 당부했다.

취임 후 소회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특별히 100일간 어려웠다고 하기 보다는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조금이라도 국회가 새로운 변화, 더 좋은 변화를 위해 애썼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이런 생각을 갖고 민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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