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환우 커뮤니티를 보면 검사 결과가 무슨 말인지 알려달라는 게시 글이 하루에도 수백 개씩 올라옵니다. 비전문가끼리 부족한 정보로 해석하면서도 서로 불안해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온톨(Ontol)’을 시작했습니다.”
이수현(사진) 테서 대표는 지난 14일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3)’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온톨’ 서비스를 출시한 동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래를 이끌어갈 90년대생 CEO’ 기조세션에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젊은 창업자를 대표해 참석했다.
온톨은 암 진단 검사지부터 건강검진 결과지를 AI로 알기 쉽게 판독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어려운 의학 용어를 자연어 처리 모델을 사용해 풀어 설명하고 추가적인 건강관리 해설과 환자 간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온톨 3D’는 자기공명 영상(MRI)와 컴퓨터 단층촬영(CT) 데이터도 3D로 입체화해 종양과 같은 병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AI가 모델링해준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환자 한 명 한 명이 올리는 검사지를 수작업으로 해석하다가 점차 데이터가 쌓이면서 AI 모델로 학습시켜 최적화하고 있다”며 “올해 9~10월에는 건강검진 정보와 환우 커뮤니티까지 결합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온톨 2.0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톨은 의료 AI 서비스 가운데 흔치 않게 기업간 거래(B2B)가 아닌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을 추구한다. 의료 플랫폼이 공통적으로 처한 규제 한계 속에서도 B2C를 택한 건 창업 동기와 확실한 기술 경쟁력 덕분이다.
이대표는 한의대 4학년 재학시절 영상처리 분야 박사과정이던 안재성 공동대표를 만나 테서를 창업했다. 취미 삼아 웹 개발을 해온 이 대표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을 과제와 공동 개발로 경험을 쌓으면서 3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올해 처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지만 벌써 개발자 5명, AI 연구자 4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현행 규제에서는 병원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6~7개월간 심사 과정과 비식별화 처리를 거치고 병원에 시스템을 마련해야하는 등 제약이 많다”며 “적은 양의 데이터로도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사용자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의료계의 ‘슈퍼앱’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테서는 앞으로 협업 의료기관을 더 늘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온톨 3D는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와 임상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젊은 창업자로써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이 부분에 소모된 시간이 아쉬웠다”면서도 “새롭게 일하는 문화를 직접 만들고 일부 실패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젊은 창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