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소비·투자·수출 '트리플 하락'…디플레 늪 빠지나

■中, 청년실업률 사상 최대

2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 '착시'

6월 소매 판매 한자릿수로 추락

상반기 고정자산투자 3.8% 그쳐

제조업·부동산 경기 전반 부진

신규 대졸자 고용 질도 악화일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이 16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항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이 16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항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




중국이 17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5%를 바탕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5% 내외) 달성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의 상반기 성적표만 보면 가능한 것 같지만 최근 발표된 실물경제 지표들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3대 엔진인 소비·투자·수출 모두 위축되는 것은 물론 불안 요소인 부동산 경기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5.5% 성장한 수치다. 수치만 보면 1분기보다 2분기가 낫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오히려 1분기보다 나빠졌다.

올해 2분기 GDP는 지난해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상하이 등 주요 지역 봉쇄의 영향으로 0.4%에 불과해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1분기 대비 2분기 GDP 성장률이 0.8%에 그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장 전망치(7.3%)에 1%포인트나 미달했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예측치 7.1%에도 못 미쳤다.



이론적으로는 하반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4.5% 수준만 유지해도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지표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 흐름이 아닌 ‘상고하저’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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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소매판매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중국 소비지출은 GDP의 66.6%(2023년 1분기 기준)를 차지할 만큼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 당국은 소비 진작을 독려하며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굳게 닫힌 중국인의 지갑은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다. 6월 소매판매는 전월의 12.7%에서 급감한 3.1%에 그쳤다. 올해 3월(10.6%) 이후 4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추락한 것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살아나는가 싶던 소비심리는 경기 둔화 우려로 다시 위축됐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 자본투자의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1~6월 3.8%에 그쳤다. 전망치(3.5%)는 웃돌았지만 전월(4.0%) 대비 하락했다. 투자 역시 경기 위축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6월 대형·국유기업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3개월째 경기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수출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4.4%를 기록했다. 전월의 3.5%와 전망치 2.7%를 모두 넘었지만 제조업 분야도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월과 같은 수치로 유지됐지만 청년(16~24세) 실업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4월 20.4%로 처음으로 20%를 넘은 청년 실업률은 5월 20.8%에 이어 6월에는 21.3%까지 치솟았다. 신규 대졸자들이 음식 배달 등의 일자리로 몰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용의 질은 드러난 수치보다 더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통계국은 “상반기에 경제 사회가 전면 정상화되고 거시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국민 경제가 회복되고 고품질 발전이 꾸준히 추진됐다”면서도 “세계 정치와 경제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국내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의 기반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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