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융합교육·산학연구에 최적…'한국형 실리콘밸리' 중심 되겠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 인터뷰

위로는 판교·아래는 광교·평택까지

산업현장 핵심 위치해 지리적 우위

학과 구분 없애는 혁신모델 전개도

67개국·345개 대학과 자매결연

재학 중 한번은 연수 보내는게 목표

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아주대학교가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기틀을 닦고 싶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4월12일 개교 50주년을 맞은 아주대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 “학교와 수원과 경기도를 넘어 세계를 꿰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50년 아주대 역사에 녹아 있는 선구자 DNA로 또다시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포석이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최 총장의 발언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2+2 복수학위제 도입(2년 아주대+2년 해외대학), 학생서비스센터 신설, 교수업적평가제 시행, 기업형 행정시스템 도입 등 국내 대학 최초로 시도한 수많은 일들이 자신감의 근원이다.

최 총장은 “재직 기간 동안 △교육 혁신 △교내?외 인프라 혁신 △주변 교통 인프라 증진 △주변 지역과의 상생 개발에 집중해 아주대를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주대가 가진 강점을 활용하면 실현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라는 것이 최 총장의 판단이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아주대는 공과대학, 정보통신대학, 소프트웨어융합대학과 자연과학대학, 인문대·사회대와 경영대 그리고 로스쿨과 약학대학, 간호대학과 의과대학이 한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다. 대학병원 역시 대학 캠퍼스와 함께 있어 융합 교육과 연구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 그리고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도 대학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긴밀한 산학협력과 공동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최기주 아주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최 총장은 “ 아주대는 위로는 판교 밸리, 아래로는 광교와 평택까지 산업현장의 가운데 위치해 핵심적인 지리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연결과 융합의 시대에 이 같은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대형 집단 과제 유치와 연구개발(R&D) 사업 정책 제안 등에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 분야 첨단학과와 관련 대학원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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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혁신파크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은 대학의 입지적 장점과 혁신 역량을 활용해 창업부터 기업 경영까지 가능하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학의 주요 사회적 역할인 산학협력의 중요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최 총장은 “올해 첫 도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지금부터 다시 준비해서 내년에 꼭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의 최고 자산이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혁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단과대학’이나 ‘학과’의 구분을 없애는 것이 아주대가 구상 중인 교육 혁신 모델의 핵심이다.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도입 예정인데, 실현될 경우 학생들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할 수 있게 된다. 입학 후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문 분야에서 필요한 기본 과목들을 첫 1년 동안 배우고, 2학년부터 자유롭게 전공 과목을 공부한다. 이때부터 공부하는 전공 역시 현재의 학과 체계와는 다르다. 여기서의 전공은 다양한 학문들이 융합되어 있는 ‘소전공’을 의미한다. 소전공은 학교에서 만들어 선택하도록 할 수 있고, 학생들이 직접 학생설계전공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소전공들은 예전의 학과처럼 한번 만들어지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사회의 수요와 변화에 따라 유지되거나 수정되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

최 총장은 “학생들은 스스로의 흥미와 적성에 맞춰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융합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며 “졸업장에도 학과나 단과대학이 아닌 학생의 활동 내용과 이수한 소전공 등을 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학기 중 수업이 없는 특별한 주간을 설정해 축제와 체육대회 등의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습 능력 뿐 아니라 소속감과 협동심, 리더십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에게 보다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선구자 정신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해외 대학과의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한불문화협정과 한·불 기술초급대학 설립에 관한 협정에 따라 학교 문을 연 아주대는 글로벌 대학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총 67개국 345개 대학·기관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 독일과 프랑스 등 80개국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1600여명이 아주대에서 수학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우즈베키스탄에 ‘타슈켄트 아주(Ajou University in Tashkent, AUT)’가 문을 여는 등 아주 교육 시스템·노하우 해외 전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총장은 “이번 여름방학에도 미국 미시간대학으로 아주대 신설학과인 AI모빌리티학과 학생 20여명이 연수를 떠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 재학 중 꼭 한번 이상은 해외 대학으로 연수를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주대 학생들이 조금 더 원대한 꿈을 꾸고 상상하고 또 도전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달을 보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겠다는 정신인 ‘문샷 씽킹(Moonshot Thinking)’을 강조한다”며 “학생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고 또 실패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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