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세금환급·라방 지원…"소상공인 특급도우미"

[동반성장 나선 스타트업]

더낸세금, 조회 기업만 11만 곳

영세업체 등 462억 규모 혜택

그립, 라이브 커머스 활용 지원

오프라인매장 디지털 소매 도움

한국신용데이터, 특화은행 추진

"적시 자금 조달하도록 도울 것"

/혜움랩스 제공/혜움랩스 제공




서울 강남구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임 모씨. 올해 초 지인 소개로 한 스타트업의 세금 환급 서비스를 처음 이용해 보고 자칭 ‘홍보 대사’가 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을 고심하던 시기였다. 임 씨는 “전문 세무 인력을 고용할 여력이 없었는데 큰 비용 없이 직원 한 명 분의 월급을 돌려받을 수 있게돼 숨통이 트일수 있게 됐다”며 “주변 가게 점주들에게 틈만 나면 이 서비스를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들이 최저임금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 도우미로 나섰다. 세금 환급, 온라인 판매, 재고 처리 등 분야도 다양하다. 소상공인들이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들을 디지털 테크를 활용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이 2.5% 오른 9860원으로 결정돼 인건비 부담이 커진데다, 소상공인들의 금융기관 연체는 시간이 지날 수록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여서 스타트업-소상공인 협업이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될 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택스테크(Tax-tech) 스타트업인 혜움랩스가 경정청구 서비스 ‘더낸세금’을 통해 올 상반기 환급해준 세금은 462억 원에 달한다. 경정청구는 신고 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납세자가 세금을 더 냈을 경우 환급을 요청하는 것이다. 경정청구 인용액은 한해에 평균 2조 원을 웃돌지만 비용 부담 탓에 그동안은 대기업 위주로 신청이 이뤄졌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의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더낸세금을 통해 세금 환급 서비스를 조회한 횟수가 11만 회가 넘는다. 혜움랩스에 따르면 세금을 환급받은 곳들 중 4명 미만의 직원을 둔 사업자가 47%, 연대출 규모 5000만 원 미안인 사업자가 62%에 달한다. 개인사업자들은 평균 527만 원을 환급 받았다. 혜움랩스 관계자는 “경정청구를 하려면 세법에서 200~300개 정도되는 감면 규정을 일일이 세무사가 검토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더 낸 세금을 돌려받고 싶어도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신청하는 것 자체가 버거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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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에서도 상품을 판매하도록 지원한다. 전체 판매자의 70%는 소상공인이다. 비용 부담 탓에 온라인 담당 인력을 따로 두기 힘든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재고처리, 땡처리, 공동구매 등이 실시간으로 가능해 움직이는 ‘디지털 소매’로 불린다. 그립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직접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 구매가 이뤄지다보니 반품률이 1.3%에 불과하다”며 “비슷한 유형의 홈쇼핑 반품률이 20%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획기적으로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소상공인과 동반성장을 위해 금융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국내 첫 소상공인 특화 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기존 금융기관에게 중저신용 개인 사업자는 주요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영업 현황을 반영한 입체적인 데이터로 소상공인과 개인기업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적시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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