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AI전쟁, 협업이 성패 좌우한다

김도훈 한국산업지능화협회 회장

업종간 융복합 디지털전환 추진위해

올 민간차원 '산업얼라이언스' 출범

대기업 참여로 기술개발·투자 확대

기업에 실질적 도움 가시적 성과내야

김도훈 한국산업지능화협회 회장김도훈 한국산업지능화협회 회장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기업의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별개로 간주되던 다양한 산업이나 업종·기업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상호 연결되거나 합쳐지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서비스·제품을 만들어내면서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산업 데이터와 지능 정보를 활용해 공정 최적화, 제품 지능화, 서비스 고도화,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산업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미래산업을 열어가는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 데이터의 생성과 활용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을 제정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을 통해 산업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기업에 행정·기술·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디지털 전환 수요 기업과 기술 공급 기업 간 협업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올해 초 제1차 산업 디지털 전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산업 인공지능(AI) 내재화를 통한 글로벌 산업강국 도약’을 비전으로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AI 활용 기업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공급 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민간에서는 업종별 융복합 디지털 전환 전략을 모색하고 산업 AI를 현장에 내재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자 ‘산업AI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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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된 ‘산업디지털전환연대’는 미래차, 가전·전자, 헬스케어 등 10대 업종에서 47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360여 개의 협업 과제를 발굴했다. 이중 16개 대표 과제를 선별해 정부 연구개발(R&D)과 연계, 지원 등의 큰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는 산업 AI 내재화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참가 기업들이 분절돼 업종 간 융복합 사례 발굴이 부족했고 영세 공급 기업 위주의 참여로 수요 기업과 연계가 취약해 구체적인 산출물 제시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롭게 출범하는 산업AI얼라이언스는 산업 간의 융합·협업을 촉진하고 업종별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산업AI얼라이언스를 통해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민관 소통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계의 AI 활용 수요가 있는 대기업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민간 자발적으로 디지털 전환 수요가 발굴되고 적극적인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대기업이 지닌 자금력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도입, 연구 및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신기술이나 기법을 도입할 때 그 영향력을 통해 업계 전반에 변화를 불러오는 파급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성공 사례는 다른 중소·중견기업들에 모범사례가 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폭넓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산업AI얼라이언스는 업종 간 융합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다양한 업종의 대표기업과 AI 전문기업, 산업·법·제도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AI 융합과 AI 생태계 분야를 구성한다. 먼저 AI 융합 분야에는 이동성·기계·최적화 분과를 맡는다. AI 생태계 분야에서는 산업 데이터, 법·제도·규제 분과를 운영해 산업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AI 기술과 전략을 개발하고 보급해 민간의 자발적인 AI 구축·활용에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산업지능화협회는 확대·개편된 산업AI얼라이언스 운영을 통해 수요·공급 기업 간 협업과 업종 간 융복합 사례 도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참여 기업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진정한 실력은 위기에 빛난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위기지만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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