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휘발유 가격, 1년여 만에 하루 최대폭 상승…연착륙 악재 되나

전국평균가격, 1갤런당 3.6달러 넘어

3개월만 최고가…"휘발유값 안정세 끝났다"

상승세 탄 유가가 주요 원인…폭염도 영향

지난해 9월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AFP연합뉴스지난해 9월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역대 최고가로 치솟았다가 진정된 미국 휘발유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달 중순 들어 가파르게 오르더니 25일(현지시간) 3개월 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유국 감산 등의 영향으로 유가가 6주 동안 17%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러시아의 흑해 곡물수출협정 탈퇴로 곡물 가격도 높아지고 있어 식량·연료 가격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이날 미국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1갤런당 3.636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날의 3.596달러보다 4센트(1.1%) 오른 가격임은 물론, 4월 26일 이후 세 달 만의 최고가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6월 7일 이후 일일 기준 최대치"라며 "몇 달 동안 이어진 휘발유값 안정세가 끝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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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휘발유값은 지난해 6월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바 있다. 이후 유가가 하락하며 휘발유값도 5월부터 3.5달러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달 17일부터 휘발유값이 8일 연속 상승하며 추세가 바뀌었다.

휘발유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는 4주 연속 상승세인 국제 유가가 꼽힌다. 2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배럴당 79.63달러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지난해 가을부터 단행한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다. 최근 6주간 유가 상승폭은 17%에 달한다.

폭염도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다. CNN은 "미국과 유럽 등의 극심한 더위로 정유 공장의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 때문에 휘발유, 경유, 항공유 생산이 일부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가까스로 둔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해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이달 소비자신뢰지수도 117로 2021년 7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할 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시장의 기대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러시아의 흑해곡물수출협정 탈퇴로 곡물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식량과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면 (최근의) 긍정적인 경기 상황이 꺾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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