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軍복지시설서 '16첩 반상' 황제 대접"…육군9사단 지휘부 '갑질' 논란

군인궈센터 "사적 모임에서도 특별 메뉴 요구…라벨 맞춤 제작 주류도 제공"

"故채수근 상병 장례 때도 특별 대우 속 음주"…육군 "엄정하게 조치하겠다"

지난해 8월 조선대 학군단 출신인 김모 전 육군 제9사단장을 격려 방문한 조선대 학군단 총동문회 임원단이 백마회관에서 특별 메뉴를 제공받고 있다. 이 자리엔 라벨을 맞춤 제작한 주류도 제공됐다. 사진=군인권센터 제공지난해 8월 조선대 학군단 출신인 김모 전 육군 제9사단장을 격려 방문한 조선대 학군단 총동문회 임원단이 백마회관에서 특별 메뉴를 제공받고 있다. 이 자리엔 라벨을 맞춤 제작한 주류도 제공됐다. 사진=군인권센터 제공




'조선'이라고 쓴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백마회관 특별 디저트. 사진=군인권센터 제공'조선'이라고 쓴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백마회관 특별 디저트. 사진=군인권센터 제공


장병들의 면회·외박 등을 위한 편의시설인 복지회관에서 육군 제9사단 지휘부가 메뉴판에 없는 ‘16첩 반상 황제 메뉴’를 요구하고 자녀 상견례, 종교 모임과 같은 사적 모임을 개최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6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육군 제9사단 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일어난 사단장 이하 사단 지휘부의 갑질을 고발했다. 백마회관은 음식점, 숙박시설 등 장병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장병들이 면회나 외박을 위해 주로 쓰인다. 현역 군인, 군무원, 국방부 공무원, 10년 이상 복무하고 전역한 군인과 그 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9사단 지휘부는 메뉴판에 없는 ‘황제 메뉴’를 요구하며 특별 접대를 받았다. 특별 메뉴는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튀김, 고등어 백반 등으로 구성된 16첩 밥상이다. 또 지휘부에게는 양식 코스에만 제공되는 특별 디저트(수제 티라미수, 제철 과일 등)도 메뉴에 상관없이 제공됐다. 군인권센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해 7월 15일까지 약 7개월 간 사단 지휘부가 특별 메뉴를 주문한 횟수는 12회였으며, 특별 후식을 제공 받은 횟수는 66회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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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는 이 같은 특별 메뉴를 상견례, 종교 모임 등 사적 모임에서도 요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김모 전 사단장은 자기 가족들과 교회 신자 등을 초청해 특별 메뉴와 특별 디저트 등을 제공 받았다”면서 “특히 사단 주임원사는 자신의 딸 상견례를 진행하며 특별 디저트를 제공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엔 조선대 학군단 출신인 사단장을 격려 방문한 조선대 학군단 총동문회 임원단에겐 특별 메뉴뿐 아니라 라벨을 맞춤 제작한 주류도 제공됐다고 군인권센터는 밝혔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지휘부가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사망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의 장례가 진행 중이던 지난 21일에도 백마회관에서 특별 대우 속에 술을 마셨다고 폭로했다. 임 소장은 “전 국민이 애도하는 기간인 데다 폭우 피해에 대해서 국가적 차원의 복구 노력이 있었는데 이들 지휘부는 백마회관에 모여 앉아 특별 대우 받으며 술을 마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회관병 2명은 격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을 정도”라며 “지휘관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복지회관을 전면 민간 위탁 운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복지회관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사안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차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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