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中서도 "설화수 비싸요"…K뷰티 실적 '흐림'

아모레, 2분기 영업익 117억원

시장 전망치 절반에도 못 미쳐

LG생건 매출 16% 감소 전망

中 경제위기에 지갑 얇아지자

"비싼 설화수보단 라네즈 약진"

판매 상위 10개중 4개 'C뷰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 중국 현지의 K뷰티 신화를 견인해왔던 40~50대의 지갑이 얇아진 데다, 미래 고객인 10~20대 실업률이 20%대에 육박하면서 성장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국 브랜드인 일명 'C뷰티'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점이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K뷰티 업체들은 북미와 일본,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며 수출국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79억 원을 크게 밑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 3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펜데믹에 따른 중국의 봉쇄정책에 지난해 2분기 109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중국 경제성장 둔화라는 장벽에 부딪히며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에 달한다. 리오프닝 효과에도 불구 올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051900)도 중국 내 판매 감소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2분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감소한 7200억 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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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도 불구 K뷰티가 중국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 됐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3%로 시장 전망치 7.1%에 못 미쳤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 2분기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매출이 10% 늘어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네즈' 매출이 50%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K뷰티 업체들은 무엇보다 20%대에 육박하는 중국의 청년실업률에 주목하고 있다.

C뷰티 약진도 K뷰티로서는 악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킨케어 시장 상위 10개 브랜드 중 4개가 자국 브랜드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2개에 불과했다. C뷰티 브랜드 매출 규모도 2018년 26억 달러에서 지난해 46억 달러로 77% 증가했다. 색조 시장에서는 '화시즈'와 '퍼펙트 다이어리'가 디올·랑콤 등을 제치고 매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다른 중국 브랜드 '위노나'는 지난해 가격대가 20만 원대인 럭셔리 라인을 내놨고, 퍼펙트 다이어리는 프랑스 브랜드 '갈레닉'을 인수하는 등 그동안 K뷰티가 시장을 장악했던 럭셔리 시장에 C뷰티가 뛰어드는 것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그러들지 않는 중국 리스크에 K뷰티 업체들은 수출국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대형 행사를 열고 아직 현지에 진출하지 않은 '에스트라'와 '헤라' 등을 선보이며 시장을 테스트 한 바 있다. 올 2분기 북미와 유럽·중동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최근 한자보다 영문명을 내세운 후의 별도 라인을 내놓고, 국내에서는 화장품 가맹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에 돌입한 상태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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