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남부 바다의 수온이 최대 섭씨 38.4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비공식적이지만 현재까지 가장 뜨거운 해수 온도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 데이터 부표 센터(NDBC)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동부시간 기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매너티 베이의 수심 1.5m에 있는 한 부표에서 측정한 수온이 화씨 101.1도(섭씨 38.4도)까지 올랐다.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매너티 베이에서 측정된 수온을 두고 "경악할만한 해수면 온도를 기록했다“며 "일반적으로 뜨거운 욕조의 물 온도"라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기록일 수 있다"고 전하며 매너티 베이의 수온 기록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비공식적지만 역대 최고 수온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는 2020년 발표된 한 연구를 인용하며 쿠웨이트만에서 측정된 화씨 99.7도(섭씨 37.6도)가 현재까지 측정된 최고 해수 온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온도가 비공식적인 세계 최고 수온이라면, 매너티 베이의 해수 온도는 이 기록을 깨는 셈이다.
다만, 매너티 베이의 높은 수온은 온도가 측정된 부표의 위치적인 특성 탓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플로리다 지역 방송인 WFLA 소속 기상학자 제프 베라델리는 CNBC를 통해 “이 지역에 있는 부표는 매우 얕고 어두운 물에 있어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며 “조수 운동과 같이 물의 움직임이 더 많은, 맑은 물에서 측정하는 대부분의 수온 기록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상학자와 환경단체들은 플로리다 해안의 수온이 높아지는 양상에 우려하고 있다. 바다가 너무 따뜻해지면 산호가 백화(白化)되면서 해양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NOAA 연구원 앤드류 이바라는 “해당 지역에서 암초 전체가 하얗게 변한 것이 관찰됐다”며 “모든 산호 군락은 어떤 형태로든 부분적 백화(白化) 또는 완전한 백화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산호복원재단은 지난 21일 보도자료에서 “역사적인 폭염이 플로리다에서 산호 폐사를 촉발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이 단체는 그간 산호초 복원 활동을 해온 마이애미 남부 해상의 솜브레로 지역을 탐사한 결과, 이 지역의 산호초가 100%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이런 상황은 기후 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산호초와 같은 중요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와 그 파괴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