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가 피해자라던 대통령, 최소한 사과는 해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신당 창당설 등이 제기되는 유승민(사진) 국민의힘 전 의원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3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워낙 찍혀서 저한테 공천 주겠나. 저는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지속적으로 각을 세워 온 유 전 의원은 앞서 지난 19일에도 기자들에게 향후 행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며 "총선이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굉장히 중요한 계기인데 미력하고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 백지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표명한 바 있다.
또 이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법정 구속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틀린 이야기를 했다. ‘장모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다. 남에게 피해준 적 없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자기한테 불리하거나 잘못한 문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못 하고 처가 리스크에 대해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대통령 친인척 관련 불법·부패는 성역 없이 수사받도록 하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양평 고속道 노선 변경 국조, 떳떳하면 안 받을 이유 없어”
유 전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윤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나 국토교통부, 국민의힘이 전부 다 의혹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밝히려면 민주당이 원하는 국정조사를 깨끗하게 받는 것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여야 노선검증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꼼수"라며 "노선을 결정·수정하는 것은 행정부가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풍수지리가인 백제권 교수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것을 두고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보안 시설을 정하는 데 풍수·관상 보시는 분들은 정말 얼씬도 안 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실이 천공이 아니라는 데만 집착해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을 고소한 것 자체도 어이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계속 임명하지 않고 있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대통령 부인 일정은 전부 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다.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모든 걸 투명하게 하고,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항시 받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은 방송 장악 후 총선 수행 전략”
윤 대통령이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도마 위에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이 양반이 지금 방송 장악하러 온 사람이 무슨 영국의 BBC고 일본의 NHK냐"라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동관이라는 그분을 굳이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려는 건 지금 KBS, MBC, YTN 이런 공영 방송, 특히 방송 전반을 장악하기 위한 거라고 본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MBC, KBS가 과거에 문제가 있었으면 바꾸는 것까지는 좋다. 제대로 된 정말 구성원들이 원하고 공영방송을 진짜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사장, 임원들, 방송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하나도 안 보인다”며 “이동관이라는 사람을 보내는 것은 KBS, MBC 사장을 바꾸고 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나팔수, 하수인이 되는 방송을 만들고 나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고 분석했다.
“홍준표 시장, 나 끌어들이지 말고 반성이나 하시길”
유 전 의원은 또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는 쳐냈지만 유승민도 안고 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왜 저를 끌어들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구시장이 수해 때 그렇게 골프를 쳐놓고 얼마나 잘못했는지 입 다물고 반성하고 있어야지”라며 “평소에 수해봉사활동도 안 가시던 분이 갑자기 수해봉사활동을 갔다. 그분을 보면 정치인으로서 우리 정치인의 신뢰성 이런 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건데 그분은 말씀이 너무 오락가락하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겉으로 되게 센 척하는데 사실 굉장히 약한 분”이라며 “제발 좀 잘못했으면 ‘입꾹닫(입을 꾹 닫고 있다)’ 하시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