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이 늦어져 입주예정일보다 반 년이나 늦게 들어왔는데 입주 한 달 만에 ‘순살 아파트’로 판명이 났습니다. 정말 청천벽력 같습니다."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다른 아파트 단지에도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입주민들의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 중에는 준공이 5개월여 늦어지다가 겨우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자곡동 신혼희망타운(수서역세권A3·디아크리온 강남)도 포함됐다. 이곳을 포함해 ‘철근 누락’ 아파트 입주민들은 대책 마련 및 보상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보강 철근 누락이 확인된 경기도 남양주 '별내퍼스트포레'는 다음달 2일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감리단 등이 참석한 입주자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입주자대표회는 추후 임시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요구안을 내놓기로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단지로 철근이 빠진 단지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로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별내퍼스트포레 시공사인 SM삼환기업은 이날부터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기둥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가설 부재)를 시공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원성은 여전히 자자하다. 한 입주민은 "잭서포트는 가설부재로 임시적 방편"이라며 "빠른 보강공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입주민은 "현재 위험도와 보강방안도 중요하지만 '순살 아파트' 이미지가 굳어지면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광주 아이파크나 검단신도시처럼 추가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디아크리온 강남도 이번 철근 누락 단지에 포함됐다. 다만 발주처인 LH는 기둥 5개에 대한 보강공사를 완료했으며 공사 완료 후 안전검사를 진행해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다고 입주민들에게 공지했다. 디아크리온 강남의 한 입주자는 "손꼽아 기다려 지난달 입주했는데 한 달 여만에 갑자기 부실공사라니 날벼락"이라며 "문제 없다고 공지했지만 이 말도 믿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아파트 중 준공이 완료된 곳은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A34) △서수원한라비발디3단지(수원당수A3) △내포신도시 한울마을 2단지(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 △디아크리온 강남(수서역세권 A3) △LH행복주택(오산세교2 A6) △별내퍼스트포레(남양주별내 A25) △금석주공아파트(음성금석 A2) △월송행복주택아파트(공주월송 A4) △아산탕정LH14단지(아산탕정 2-A14) 등 9곳이다. 공사 중인 곳은 △양주화천 A15 △파주운정3 A23 △인천가정2 A1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8 △양산사송 A2 등 6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