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놓은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에 대해 대한뇌졸중학회가 환영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정책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 지원과 효율적인 거버넌스의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뇌졸중을 비롯해 분초를 다투는 심뇌혈관질환의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심뇌혈관질환 안전망 등을 구축하기로 한 계획 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차 때보다 치료 관련 정책 비중이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일(7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에는 골든타임 내 치료를 위한 신속한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해결 경로 마련 △진료자원 및 인프라의 최적 연계 △의료 이용 현황을 반영한 환자 중심의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 △지역사회 예방관리체계 강화 등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치료-관리를 위한 전략 등이 담겼다. 골든타임 내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진료네트워크 구축과 포괄적 치료가 가능한 권역 및 지역센터의 확보, 통합 의료 이용권역 도출 등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 점이 특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 시 골든타임 내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을 4년 이내 기존 50%에서 60%로 약 10%포인트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권역 심뇌혈관질환 센터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치료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학회는 성공적인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중앙 심뇌혈관질환 센터를 기반으로 전국 심뇌혈관질환 센터의 포괄적인 연계와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뇌졸중 전문의 등 이를 담당할 적정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종합계획에는 1차 종합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병원 전 단계부터 급성기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모니터링 등 심뇌혈관질환 관리의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됐다"면서도 "급성기 치료체계와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권역센터가 확충되고 지역센터가 도입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되는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대를 위해서도 충분한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심뇌혈관질환 전문인력이 늘어날 수 있는 정책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필수 중증 질환인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진료체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24시간 365일 심뇌혈관질환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계획안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지원과 효율적인 정책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2008년 권역센터 지정 이후 운영 비용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대폭 감소하는 등 실행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배 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천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번 정부는 부디 다르길 바란다"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발판으로 전문가 단체로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