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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도 원유 ETF 고공행진…한 달새 15% 올라

미국 경기 호조·사우디 추가 감산 우려 힘입어

WTI 선물 한달새 배럴당 67弗→81弗로 급등

"사우디 연말까지 감산시 90弗까지 오를 수도"


원유 상장지수펀드(ETF)가 강달러 압박 속에서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내 수요 증가 기대감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가능성에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5%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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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KODEX WTI원유선물(H)’(15.16%), ‘TIGER 원유선물Enhanced(H)’(14.68%) 등 국내 상장된 원유 ETF 2종이 일제히 15% 안팎 급등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66%)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포스코그룹주 상승 덕분에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TIGER 200 철강소재’(16.42%), ‘KBSTAR 200 철강 소재’(16.32%) 등 철강 테마 ETF에 버금가는 수익률이다.



원유 ETF 2종이 일제히 급등한 것은 이들이 추종하는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최근 한 달새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6월 말 배럴당 67달러였던 WTI 선물 가격은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 지난달 말 기준 배럴당 81.64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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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은 달러가 강세로 전환된 다음에도 원유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1년 4개월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다시 상승 전환해 7월 말 101.86에 마감했다. 통상 원유는 달러화로 결제돼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가는 하락하는데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6.10%, 6.26% 올랐다.

원유값이 급등한 배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으로 원유 공급 물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는 점이 꼽힌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근원 물가 상승률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가 연착륙 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높지 않은 상태)’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낙관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도 유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중국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시사함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가 다음달 중 추가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유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사우디가 자발적 감산을 9월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이 한달간 추가 연장된다면 WTI가 배럴당 80달러 중반 이상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 이라며 “나아가 연말까지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데, 이 경우 연말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내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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