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에 걸쳐 채소와 생과일 등 극단적인 식물성 식단을 고수해 관심을 끌었던 '비건' 인플루언서 잔나 삼소노바(39)가 최근 숨졌다고 미국 대중지 뉴욕포스트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족에 따르면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백만명 팔로워를 거느린 러시아 국적의 삼소노바는 동남아시아를 여행 중이던 지난달 21일 말레이시아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그가 굶어서 죽은 것 같다"며 사망 직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한 친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몇개월 전 스리랑카에서 만났을 때 삼소노바가 매우 지쳐 보였고, 부어오른 다리에서 림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삼소노바는 도망쳤다"고 전했다.
이후 태국 푸켓의 숙소에서 삼소노바 위층에 머물렀다는 이 친구는 "삼소노바를 다시 마주쳤을 때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며 "매일 아침 그를 시신으로 발견할까 봐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삼소노바의 어머니는 딸이 '콜레라성 감염' 같다고 언급했지만, 공식 사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뉴욕포스트는 설명했다.
삼소노바는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원래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이유가 '정크 푸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는 채식에 입문, SNS를 통해 조리하지 않은 채식을 권장해왔다.
그는 지난 4년간 "완전히 날것의 비건 음식 식단을 유지한다"며 "과일과 해바라기 새싹, 과일 스무디와 주스만 섭취한다"고 밝혀왔다.
한 지인은 삼소노바가 지난 7년 동안 잭프루트(카눈), 두리안 등 열대과일만 먹었다고 설명했다.
삼소노바는 "내 몸과 마음이 매일 같이 변화하고 있다"며 자신의 식단을 홍보해왔다. 그는 "나는 새로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예전 습관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인들은 삼소노바가 이같은 '건강식'에 집착한 것이 죽음으로 이어진 원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친구는 "의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가혹한 말이겠지만, 어리석음으로 인해 신체가 고문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조리하지 않은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체중 감소와 심장병 개선, 당뇨병 예방 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칼슘과 비타민D 부족을 초래하는 등 영양실조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빈혈, 신경계 손상, 불임 등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소노바의 팬들은 사망 원인을 극단적 식단으로 돌리기보다는 섭취했던 식품의 화학적 성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州)의 쉴라 오리어리는 18개월 된 아들에게 소량의 과일과 채소만 먹여 숨지게 한 일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