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엔화 약세와 글로벌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일본 기업 중 최초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1조 엔대를 달성했다.
도요타는 1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1조 1209억 엔(약 10조 59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첫 1조 엔대 영업이익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전망치인 8800억 엔을 크게 웃돈다.
순이익도 1조 311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 분기 기준으로 일본 기업 중 처음으로 1조 엔을 넘겼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 5468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9조 8000억 엔을 상회했다. 도요타는 올해 연간 실적 목표치를 매출 38조 엔, 영업이익 3조 엔, 순이익 2조 5800억 엔으로 기존과 똑같이 유지했다. 실적 발표 이후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장중 한때 3.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의 실적이 호조를 나타낸 이유로 자동차 생산 대수 증가와 엔저를 꼽았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량과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도요타 측은 올 2분기 렉서스 브랜드와 자회사를 포함한 고급 자동차 판매량이 253만 대로 8.4%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중 34%가 하이브리드차량과 기타 전기차였다.
지역별로는 일본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7007억 엔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중국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도요타의 이번 실적에 대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야심 찬 계획과 수소 분야 전략을 제시한 후 처음 나온 것”이라며 “계획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해지는 전기차 전환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