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플래그십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폴드5가 예약판매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플립5의 커버 디스플레이 확대와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높은 성능, ‘플렉스 힌지’ 적용으로 얇아진 두께 등이 흥행 요소로 풀이된다. 조기 출시라는 승부수를 띄운 삼성전자의 ‘폴더블 판매량 50% 증가’ 목표가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일 이날 자정부터 새벽 1시40분까지 삼성닷컴에서 진행한 갤럭시Z 플립·폴드5 사전예약 생방송에서 전작 대비 1.9배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미 신기록을 기록했던 전작의 2배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신작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높은 사전예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폴드5의 디자인과 사용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고 본다”며 “사전예약시 저장장치 용량을 2배 올려주고 갤럭시워치6 등을 제공하는 행사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전 판매에서 플립5와 폴드5 판매 비중은 각각 70%와 30%로 외부 화면이 확대된 플립5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확인됐다. 폴드5 중에서는 고가 논란에도 1TB(테라바이트) 판매 비중이 35%에 달했다. 폴드5 1TB의 가격은 246만700원으로 삼성닷컴에서만 판매한다.
SKT·KT·LGU+ 등 통신3사 사전예약도 활황이다. 통신3사는 플립5에 최대 65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며 가입자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이 경우 플립5 기계가격은 출고가 139만92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작 대비 호응이 더 좋다”며 “플립의 인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플립5는 크림·민트, 폴드5는 아이스블루·크림이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IT업계는 예년보다 2주가량 빨리 열린 이번 언팩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조기출시 ‘승부수’가 통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이른 폴더블폰 출시를 통해 9월 애플 ‘아이폰15’ 등장에 앞서 폴더블 대세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신작 출시가 빨라 전작과 더불어 폴더블 ‘쌍끌이’ 효과가 큰 데다 아이폰15 대기 수요를 사전에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샤오미·아너·오포·모토로라·구글 등 후발주자들이 상반기 중 폴더블폰을 꾸준히 내놓은 점 또한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다. 시장 점유율 다툼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전반적인 시장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생태계 확대에 따라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1980만 대로 지난해 1280만 대에서 55% 증가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자가 늘었지만 관련 시장을 열고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내구성과 사용성 면에서 압도적”이라며 “경쟁사 주력 칩셋이 ‘스냅드래곤8+ 1세대’인 반면 갤럭시Z 플립·폴드5는 ‘스냅드래곤8 2세대 for 갤럭시’를 적용한데다 경쟁작들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도 폴더블 시장 성장률 만큼의 판매량 증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50%대 판매량 증가를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IT업계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승부수가 MX사업부는 물론 전사 3분기 실적에 끼칠 영향 또한 예의주시 중이다.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와중에, 예년에는 4분기에 포함되던 폴더블 실적이 3분기로 당겨지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2분기 영업이익 3조400억 원을 기록하며 각 부문 중 최고 실적을 거뒀고 3분기에도 실적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