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전기차에 최적화한 글러브 박스(동승석 앞에 있는 수납함)를 개발해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 공급한다고 2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파라볼릭 모션 글러브 박스’는 항공기 기내 수납함 구조를 본떠 수납 용량을 늘리고 무릎 걸림 등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파라볼릭 모션은 항공기 좌석 위 짐칸이 움직이는 포물선 궤적을 뜻한다. 자동차에서 글러브 박스는 조수석 무릎 부위에 위치한 수납 공간을 부를 때 쓰는 표현으로 보통 차량 사용 설명서 등 소형 책자나 휴지, 선글라스, 접이식 우산 등을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된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룸이 필요 없어 승객 거주 공간이 넓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개발 결과 5.5ℓ 수준이던 글러브 박스 수납 용량은 파라볼릭 모션 방식으로 전환한 후 8ℓ 이상까지 늘었다. 또한 물품을 쉽게 넣고 꺼내고 무릎 걸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파라볼릭 모션 글러브 박스는 2021년 사내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제품화 과정을 거쳐 양산까지 이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부터 자발적인 연구개발 문화 조성을 위해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아이디어는 3200건에 이른다.
최재섭 현대모비스 의장모듈설계섹터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승객의 거주 공간을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맞춤형 신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