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들의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채용이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 정보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다. 중견·중소기업들의 근무 환경·급여·복지·업무 영역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입사하다 보니 예상했던 것과 달라 적응하지 못하고 조기 퇴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혁신에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디플에이치알’이 바로 그 주인공. 포항공대 학생들이 창업한 회사로 생산직 전문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을 운영한다. 경쟁이 치열한 채용 플랫폼 시장에서 생산기능직에만 초점을 맞춰 차별화했다. 박중우(사진) 디플에이치알 대표는 “전체 채용 시장의 약 70%는 생산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등장하는 ‘2세대 채용 플랫폼’들은 대부분 사무직·개발자 중심"이라면서 “생산직 채용 관련 시장 규모가 약 8000억 원 대로 추정되는 만큼 국내 유일의 생산직 채용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초대졸닷컴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보유한 약 40만 건의 공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업할 인재가 일할 공간인 공장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노동조합 결성 여부, 교대 근무 형식, 성비 구성 등 다양한 ‘현장 정보’도 알려준다. 박 대표는 “생산 기능직 구직자들은 노조 설립 여부, 노조의 성향, 공장 내 먼지량, 통근 버스 운영 여부 등을 중요한 정보로 여긴다”면서 “기존 전통 채용 풀랫폼들은 이처럼 4년제 대졸 취업 시장과 다른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사용자들이 공장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보를 늘려가는 ‘생산위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년 8월 서비스 시작 후 불과 2년 만에 월간 사용자 수는 7만 명을 확보했고, 회원 수는 3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수익 모델은 단순 채용 광고형이지만 앞으로 인재 매칭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기숙사 임대, 채용 컨설팅 같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생산직과 관련한 ‘올인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