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 커지는 디플레 우려…수출 시장·품목 다변화 서둘러라


중국이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소비·투자·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3% 하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4.4% 떨어지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지수가 동반 하락한 것은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에도 경기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가 둔화하니 민간 투자도 5·6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 역시 14.5% 급감하며 3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한 5.0%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의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의 미약한 회복 탓도 있지만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위험 수위에 다다른 공공 부채 때문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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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우리 경제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의 경기 부진 심화 등 위험 요인이 불거진다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와 여당도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2조 원을 추가해 총 63조 원 규모의 수출 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미 현실화하는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인도·아세안·중동·유럽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했듯이 떠오르는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주력 수출 품목을 반도체 외에 다른 산업으로 확대해갈 수 있도록 신성장 동력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민관이 원팀으로 뭉쳐 적극적인 해외 영업과 신제품 개발로 수출 영토 확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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