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최재형 지사(독립장)와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부부합장식을 거행한다. 1920년 최 지사가 러시아에서 순국한 지 103년 만이다.
국가보훈부는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10시에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최재형 선생과 부인 최 엘레나 여사를 모신다”고 13일 밝혔다. 최 지사의 묘는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조성됐다.
최 지사 부부 합장식은 ‘백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 주제로 봉송식과 안장식으로 나뉘어 거행한다. 10시에 시작되는 봉송식은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30분간 거행되며 국기에 대한 경례 영현에 대한 묵념, 최 지사 공적 영상 상영, 헌화 및 분향, 추모사, 부부사진 증정, 추모공연, 영현 봉송과 전송의 순으로 진행된다.
봉송식에서는 지난 7일 국내로 모셔진 최 여사의 유해와 최 지사의 위패, 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최 지사 부부의 영정사진이 함께 모셔진다. 위패는 최 지사의 순국 추정지인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옛 최 지사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이 담겨 있다.
러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 입국한 유족 15명을 대표해 최 지사의 손자 최 파벨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이 최 지사의 5대손 최 일리야에게 최 지사 부부의 사진을 증정할 예정이다. 생전 최 지사 부부 간에는 금실이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 있지 않아 이번에 국가보훈부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부부 사진을 특별 복원했다. 박민식 장관은 “최재형 선생을 비롯한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이분들의 유산인 애국정신을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 지사는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막대한 부를 조국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했다.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하고,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한 최 지사는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재무총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부인 최 여사는 8명의 자녀를 낳고, 독립운동을 내조했다. 최 여사는 1920년 4월 최 지사가 일본군에 의해 순국한 이후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가 1952년 사망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